6'13 지방선거에 나설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작업이 '산'으로 가고 있다. 8일 현재 공천이 확정된 6명의 인사 가운데 중앙당이 혁신공천의 상징으로 제시했던 여성과 청년 후보는 한 명도 없다.
경륜이 풍부해 지역사회에서 존경받아 온 저명인사도 포함되지 않았다. 현직 구청장 후보를 제외하면 지방행정 전문가도 찾아볼 수 없다. 지역경기 침체를 걱정한다면서 경제전문가를 내세우지도 않았다. 참신한 정치 신인도 발탁하지 못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스토리도 스펙도 없는 무감동 공천"이라며 "이런 공천으로 어떻게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일갈했다.
◆차기 공천 불안한 국회의원, 잠재적 경쟁자 제거
정치권에선 이번 한국당 대구시당 공천의 가장 큰 특징으로 '기초단체장 후보의 경량급화'를 꼽는다. 새롭게 기초단체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후보 가운데 정치적 미래를 도모할 만한 인사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초단체장 단수추천을 받은 4명은 모두 전'현직 시의원이다. 개별 공천자들의 역량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활동과 기초단체장 임기수행 이후 나이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더 큰 정치적 도전에 나서기 어려운 후보들이 공천권을 거머쥐었다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가뭄에 콩 나듯 기초단체장을 배출해 온 대구시의회에서 최소한 4명, 경선 결과에 따라서는 최대 5명의 구청장 후보가 나오는 기현상이 발생했다"며 "역설적으로 자신의 차기 총선 공천을 걱정하는 국회의원이 대구에 많고, 그들이 자기 살 궁리에 집중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현직 국회의원(당원협의회위원장)의 ▷잠재적 경쟁자 제거용 공천 ▷차기 총선 대비 지역구 장악력 제고용 공천 ▷안하무인(眼下無人)식 공천 ▷들러리에 불과한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 역할 탓에 풀뿌리 자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차기 총선 공천에서 물갈이 1순위가 될 공산이 큰 친박계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풀뿌리 자치를 희생시키고 있다"며 "한국당의 공천 농단이 지방자치 농단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경북도 비슷한 상황…정치적 다양성 키워야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경북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경북에서도 친박(친박근혜)를 넘어 진박(진실한 친박)을 표방, 금배지를 거머쥔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당 경북도당은 이미 3선 도전 기초단체장들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다급한 국회의원 사정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셈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경북도는 대구시와 달리 현직 기초단체장들의 지역 장악력과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공천 결과에 대한 반발 강도와 갈등 수위가 더욱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정치권에선 한국당(새누리당)의 반복되는 공천 농단이 지방자치 뿌리까지 흔들고 있다며 대구경북의 정치적 다양성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계파에 충성해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이 선거구의 단체장'지방의원에게 줄 서기를 강요하고, 당권이 반대 계파에 넘어가면 시골마을까지 들썩이는 구도를 언제까지나 방치할 수 없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