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브랜드, 베스트기업] LED생산업체 (주)반디

입력 2018-04-09 00:05:03

대구 검단산업단지에 있는 LED 제조업체 ㈜반디의 이지훈(41) 대표는 취미를 사업 성공으로까지 연결시킨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휴대폰 부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협력업체에 다니던 이 대표가 LED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취미였던 자동차 튜닝이다. 2006년 당시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내부 조명등을 손수 개조하다 LED의 가능성을 알아본 이 대표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유통단지에 작은 사무실을 차렸다.

이 대표는 "지금이야 LED가 대중화됐지만 당시에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전공자도 거의 없어 지금도 오래된 LED 업체 관계자들은 비전문가가 대부분일 정도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며 "LED가 기존 조명에 비해 수명, 전력 소모, 밝기 등 장점이 많아 곧 조명의 대세로 떠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자동차 튜닝이라는 취미 덕에 유망한 사업 아이템을 찾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작은 사무실에 직원 몇 명이 모여 납땜 작업을 하는 수준으로 시작한 반디는 급격히 성장했다. 이 대표의 예상대로 LED 조명은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았고 자동차 조명등을 생산하던 반디는 성공 가도에 올랐다.

현재 현대·기아차 옵션 조명등의 90%가 반디에서 생산한 제품일 정도로 해당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까지 올라갔다.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여 일본의 도요타, 미쓰비시에도 자동차용 조명등을 공급하게 됐다.

이 대표는 "당시 LED 전문 생산업체가 많지 않았고 온라인 판매는 전국을 통틀어 서너 곳에 불과했다. 의외로 LED를 찾는 마니아층이 많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따로 튜닝을 하지 않아도 내가 타는 차에 우리 제품이 설치돼 있다. 좋아하는 차에 우리 제품이 옵션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업이 차를 조금 더 '멋지게' 꾸미는 것에서 출발한 만큼 반디의 강점은 디자인이다. 올 2월에는 산업자원부의 디자인 혁신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됐고, 지난 5일에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주관하는 디자인혁신역량강화사업에 선정돼 향후 3년간 11억원 지원을 약속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대표는 디자인도 결국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디자인을 받쳐줄 수 있는 현실적인 기술력을 갖추지 않으면 결국 '희망사항'에 그칠 뿐이라는 것. 그는 "조명등 경우 굉장히 작아 예쁜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평범한 제품만 생산하게 될 뿐"이라며 "이를 위해 연구소를 운영하고 모든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생산하고 있다. 생산비용이 높아지는 단점은 있지만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조명 분야에서 최고가 된 반디의 다음 목표는 생활조명 분야로의 진출이다. 반디 제품이 국내 자동차조명시장의 90%를 차지한 상황에서 생활 조명은 '마지막 남은 시장'인 셈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분야와 달리 생활조명에서 반디의 인지도는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오랜 시간 디자인에도 힘써온 만큼 생활조명에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향후 2, 3년 내로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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