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K 전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최모(29) 소령과 박모(27) 대위의 합동 영결식이 7일 오전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웅비관에서 부대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이왕근 공군참모총장, 박하식 제11전투비행단장과 장병, 정치인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1시간 동안 이어진 영결식은 고인의 영정과 유해가 식장으로 운구된 뒤 고인에 대한 경례, 조사, 추도사, 헌화, 묵념, 조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핏기없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영정을 바라봤다. 일부 유가족은 유해가 운구되자 자리에 주저앉거나 무릎을 꿇고 오열하기도 했다. 부축을 받으며 단상에 오른 한 유가족은 관을 끌어안고 고인의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 고 최 모 소령의 세 살배기 딸은 아빠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지 엄마 옆에서 어리광을 부렸다.
동료들이 추도사를 읽어내려 가자 장병들은 흰 장갑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한서대 학군사관 출신으로 박 모 대위의 학과 2년 선배라는 서린 대위는 추도사에서 "박 대위, 너와 처음 룸메이트가 되었을 때가 기억난다. 예의 바르고 겸손했던 너는 까까머리가 누구보다 잘 어울렸다. 추도문을 한 자 한 자 눌러 쓰며 너를 붙잡아도 봤는데 이내 사라지더라"고 회상했다.
최 소령의 동료 김성석 대위는 "한 달 전쯤 부대 매점에서 마주쳤을 때 건넸던 '밥 한 번 먹자'는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며 "빨간 마후라를 달고 끊임없이 비행 연구를 하던 노력파이자 뛰어난 전투기 조종사였던 최 소령, 부디 평안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하식 제11전투비행단장은 조사에서 "누구보다 유능한 조종사였던 최 소령과 박 대위의 산화 소식을 아직도 믿을 수 없다"며 "내일도 다시 조종간을 잡아야 하는 젊은 보라매들의 앞길을 하늘에서 인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고인의 영정이 영결식장을 떠날 즈음 자리에서 일어선 한 장병은 관을 바라보며 "가지마!"라고 소리쳤다. 고 박 모 대위의 아버지는 부축을 받아 겨우 발걸음을 뗐다. 이들의 유해는 이날 오후 4시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고 최 소령과 박 대위는 지난 5일 F-15K 전투기 공중기동훈련을 마치고 기지로 복귀하던 중 경북 칠곡군 유학산에 추락했다. 군 당국은 전투기 블랙박스를 수거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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