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수능 최저 폐지, 다른 대학들은 "글쎄요"

교육부 권고 수도권大 다른 반응

고려대 수능 최저기준 유지 밝혀

다른 대학도 폐지 가능성 낮아

"내신 따라 학교 선택, 경쟁률 갈려"

교육부가 최근 주요 대학에 수시모집 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라고 권고했지만, 이에 대한 대학들의 행보가 갈리고 있다.

우선 연세대는 2020학년도 대입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기로 했다. 반면 성균관대와 경희대 등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기존에 많이 완화한 만큼 폐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강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도 최저 기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는 논술전형에만 있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기존보다 완화할 전망이다.

정시모집 확대 여부도 제각각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연세대는 2020학년도 정시모집 인원을 2019학년도보다 125명 확대했다. 성균관대도 정시 인원을 전년도 대비 5% 정도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동국대 역시 정시모집 비중을 2019학년도 28.6%에서 2020학년도 29%로 늘리기로 했다.

고려대는 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지 않을 전망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입학전형위원회가 열려야 최종 입시요강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폐지하지 않을 가능성에 일단은 무게가 더 실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 결정은 지원자가 너무 많아지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했기 때문이며, 최근 교육부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 유도에 반발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지난해 2018학년도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 모집 인원을 전체 모집 인원의 60% 수준으로 늘렸다. 입시 전문가들은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할 경우 수능으로 들어가는 전형 요소가 줄어들기 때문에 수많은 지원자의 학생부 비교과영역 등을 더 면밀하게 평가해야 해 대학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최저학력 기준 폐지 여부, 정시모집 확대를 두고 대학들이 '엇박자' 행보를 보이면서, 2020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고2 학생과 학부모의 입시 전략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연세대의 경우 내신 성적이 최상위권인 일반고 학생들이 몰려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고 고려대는 내신이 약간 좋지 않은 일반고 상위권이나 특목고 학생들이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험생으로서는 선택지가 확연히 갈리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교육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동기 대구시교육감과 이영우 경상북도교육감은 지난 5일 정시모집 확대 철회 등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두 교육감은 건의서에서 "정시모집 확대를 재고해야 하며,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확대해야 한다"며 "대입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 등급 반영은 폐지되어야 하며, 수능시험은 자격고사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무너진 계층의 이동 사다리를 복원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교육이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학종이다"며 "교육부는 학종의 확대로 교육의 본질을 지켜주기를 바라며, 대입 제도 변경은 공청회, 현장 여론 수렴을 통해 사전에 예고함으로써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