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야, 해민아 '약발' 좀 받자…'FA로이드' 김상수 '면제로이드' 박해민

입력 2018-04-04 00:05:00

'FA로이드'란 FA와 스테로이드의 합성어로 FA 계약 직전 해에 예년보다 뛰어난 활약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파생된 말로써 '면제로이드'는 군 미필 선수가 병역 혜택이라는 강한 동기 부여를 바탕으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에서 평소 기량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을 뜻한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 가운데 올해 이처럼 예년을 뛰어넘는 선전을 펼쳐야 하는 대표적인 선수를 꼽자면 김상수와 박해민이 있다.

주장 김상수는 올 시즌이 끝나고 FA에 재도전한다. 애초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발목 부상으로 단 42경기 출전에 그치며 신청 자격이 박탈됐다. 지난 겨울 김상수는 올 시즌을 벼르고 벼르며 FA로이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일본 오니카와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도 김상수는 언론과의 접촉을 삼가며 훈련에 극도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올 시즌 키 플레이어로 김상수를 지목하며 그를 2번 타순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의식한 탓일까. FA로이드 효과를 기대했던 김상수가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상수는 27타수 5안타 1득점 2타점 타율 0.185를 기록하며 1할 타율에 머무르고 있다. 결국 김상수는 지난달 31일 넥센전부터 9번으로 타순을 옮겨야 했다.

지난 1일 넥센전에서는 김상수답지 않은 수비 실책도 나왔다. 4회 2사 1, 2루 상황에서 넥센 초이스를 유격수 앞 땅볼로 아웃시켜 이닝을 끝낼 수 있었지만 김상수가 공을 더듬고 만 것. 비록 공이 투수 김대우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돼 포구가 쉽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실책 이후 고종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3대4 역전을 당해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겼다.

1990년생 만 28세인 박해민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을 맞았다. 군 미필 선수인 박해민은 만약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발탁되지 못하면 상무나 경찰청에도 지원하지 못해 꼼짝없이 늦깎이 현역 입대를 해야 한다.

박해민의 초반 성적 역시 김상수 못지않게 나쁘다. 32타수 8안타 5득점 1타점 타율 0.250을 기록 중인 박해민은 특히 리드오프의 덕목인 출루율도 0.294로 3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발군의 수비 능력과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를 자랑하는 그이지만 현재 성적으로는 대표팀 승선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 2년간 삼성은 김상수, 박해민의 부진과 궤를 같이했다. 삼성이 연속 9위를 기록한 2016년과 2017년에 김상수는 타율 0.271에서 0.264로, 박해민은 타율 0.300에서 0.284로 함께 내리막을 걸었다. 올 시즌 이들의 미친 듯한 활약은 개인적인 이유에서뿐만 아니라 삼성의 중위권 도약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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