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무대는 광역·기초의회!…地選 뛰어든 문화예술인

입력 2018-04-04 00:05:00

대구 남구에서 6
대구 남구에서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정연주(왼쪽부터), 박재환, 정연우, 이정현 후보. 이채근 선임기자 mincho@msnet.co.kr

플루티스트, 시인, 기타리스트, 바이올리니스트, 화가, 공연기획자…. 생소해 보이는 이 '조합'의 정체는? 문화예술인 출신으로 6'13 지방선거 기초'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이다. 대구에서 문화예술인이 정치에 뛰어드는 일은 드물고, 문화예술과 정치를 연결해 생각하는 시민들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은 "예술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는 차원을 넘어 이제는 생활을 예술로 만들고 싶다"며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지방선거에 뛰어들었다.

◆수성구 광역2선거구 문차숙 후보

="지방의회는 여성이, 문화예술인이 나서야 제대로 된 풀뿌리 자치를 내릴 수 있습니다."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한 교수님의 충고를 듣고 시인이자 공무원이던 문차숙 후보는 정치에 뛰어들었다. 수성구에서 두 번 출마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시인이 정치를? 너무 순진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이번에도 주위의 이런 시선 속에 세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의정보고서 공개 의무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부문화 정착, 세계 시인대회 유치 등이 그의 공약이다.

◆남구 광역2선거구 박재환 후보

=박재환 후보는 현장'관계'학계를 두루 거친 문화 전문가다. 부산시향, 대구시향 단원(플루트), 대구시음악협회장,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을 거쳐 현재 대신대 음대 교수로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장 재직 때 대구의 클래식'미술'무용'국악'영화'건축 등 문화예술 전 분야를 관장해본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다. "이제는 문화예술 전문가가 시의회에 들어가야 할 때가 됐다"는 박 후보는 "연말쯤 대구가 '공연 중심도시'로 지정되면 남구가 거점지역이 된다. 그때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 기초 다선거구 정연주 후보

=정연주 후보는 화가'전시기획자'큐레이터로 왕성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청'재단 등 기관들과 오랫동안 행사기획을 같이 해왔기 때문에 '현장'에 해박하다. 연예인 초대에 예산을 쏟아붓는 부조리한 현장도 보았고 탁상행정, 서류 중심 행정에 숨이 막힌 적도 있다. 그는 "문화예술인 시각에서 하나씩 개선해 나갈 생각"이라며 "문화센터, 도서관에서 시민문화, 예술 교육 활성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구 기초 가선거구 이정현 후보

=이정현 후보는 임상병리사에서 문화기획자로 변신한 젊은 정당인이다. 세월호 사태를 겪으면서 사회의식에 눈떴다. 무능한 정권에서 월급쟁이로 살아가기엔 '채무의식'이 너무 컸다고 한다. 4년 전 대구시장 선거 때 김부겸 후보 캠프를 찾아가 아무 일이나 시켜달라고 졸랐다. 정치의 정(政) 자도 모르던 그가 정당인이 됐고 출마까지 했다. 동성로축제, 서문시장축제, 봉덕시장축제를 기획했다. 그는 "임상병리사 10년 전공을 살려 문화기획과 어르신 건강 복지에 전념할 계획"이라며 "신천을 '걷고 싶은 신천, 음악이 흐르는 신천'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남구 기초 나선거구 정연우 후보

=서울대(사회학과)에 들어갔지만 엘리트 관료주의, 서울 중심주의는 정 후보를 질식하게 만들었다. 자퇴서를 내고 대구로 내려왔다. 바텐더, 밴드 공연 기획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지역 가치'에 눈을 뜨게 됐다. 각 분야 문화 인재들을 많이 만났다. 국악'클래식'밴드'미술인들을 네트워킹하기 시작했다. 한데 모으니 시너지 효과가 생각보다 컸다. 다 뚫었는데 마지막 안 뚫린 곳이 하나 있었다. 그곳이 행정이었다. 정 후보가 출마를 결심한 이유다.

◆남구 기초 다선거구 권은정 후보

= 권은정 후보는 대구가톨릭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소규모 연주회, 작은 음악회에서 연주 봉사를 하며 주민들과 스킨십을 이어왔다. 얼마 전까지 모 회사 대표로 있다가 남구 문화자치를 위해 사표를 내고 지방선거에 뛰어들었다. 그는 "대명동에는 관문시장, 대명시장 등 전통시장들이 많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어르신들의 주거환경 개선, 저소득층 어린이 교육환경 개선도 권 후보가 역점을 두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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