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의 오브제를 활용한 화훼 장식] <7> 국수에 담은 그린라이프

입력 2018-04-03 00:05:04

그릇에 담긴 국수를 모티브로 식물을 공간 연출했다.
그릇에 담긴 국수를 모티브로 식물을 공간 연출했다.

구수한 육수 대신 향긋한 매화꽃 동동

색고무줄 국수가락 신나서 춤추는 듯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백석 시인이 쓴 국수의 한 구절처럼 배가 출출해지는 오후에 가끔 듣고 싶은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어릴 적 어머님이 가끔 해주시던 사랑 가득한 국수 한 그릇. 학교를 마치고 뛰어놀다 집에 들어오는 순간 코끝을 행복하게 해주었던 국수 내음, 얼마나 달콤하고 즐거운 향기인가. 오늘은 이러한 느낌으로 그릇에 담긴 국수를 오브제로 그린라이프 작업을 시작해 보자.

▷소재: 그릇, 색고무줄, 젓가락, 무늬석창포, 돌, 매화, 산수유, 수염 틸란드시아

▷작업 과정: ①그릇과 젓가락을 굵은 와이어로 연결하여 젓가락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고정한다. 이때 실리콘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②그릇의 고정된 젓가락에 색고무줄을 국수가락처럼 자연스럽게 늘어뜨리며 고정한다. ③실리콘을 가리기 위해서 가는 마사를 그릇의 3분의 2가량 넣고 색고무줄 사이에 석창포를 넣어 잘 고정한다. 석창포를 바닥에 고정시킬 때 돌을 이용하여 뿌리를 눌러주면 고정이 용이하다. ④매화와 산수유를 색고무줄 사이사이에 꽂아주어 화사함을 더한다, ⑤그릇에 물을 담고 약간의 풀이나 잎들을 물에 띄워주어 국수에 고명을 얹은 듯 연출한다.

▷작품 설명: 이 작품은 어릴 적 어머님이 해주셨던 국수에 담긴 추억을 모티브로 그릇에 가득 담긴 너무나 맛있는 국수를 신이 나서 흥얼거리며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고명이 가득한 따뜻한 국수가락이 춤을 추듯 입속으로 쏘옥 빨려들어가는 기억이란 상상만 해도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을 느낀다. 구수한 멸치 육수의 향이 아닌 달콤하고 향긋하고 은은한 매화꽃의 향인 듯, 국수도 흥이 나서 즐겁게 춤을 추며 나와 함께 놀고 있는 듯한 행복한 어릴 적 모습을 작품으로 옮겨보았다.

▷관리 방법: 무늬석창포는 물가나 습지에 사는 식물로 물속에 뿌리를 고정하고 감상해도 좋은 수경식물이다. 가습기가 필요한 계절에는 천연가습기 역할까지 한다. 반그늘 식물이므로 햇빛이 약한 거실 등 실내의 어느 장소도 좋다. 관리가 간편하고 추위에도 강한 식물로 1주일에 한 번 정도 그릇의 물만 갈아주면 된다. 석창포는 방향성으로 잎과 뿌리에 독특한 향기가 있어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 한다 하여 옛날부터 글공부를 많이 하는 선비들이 가까이한 식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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