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영 개인전 5일부터 갤러리신라

입력 2018-04-02 00:05:00

단순한 배열 속 무수한 불일치

박두영 작
박두영 작 '무제'

동일한 대상 향한 개인별 인식 차 주목

보색 쌍 조화로 감각의 차별성 드러내

색채 표현 강한 평면 등으로 의식 두드려

박두영(사진) 작가의 개인전이 5일(목)부터 갤러리신라에서 열린다.

박 작가는 계명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대구와 서울, 그리고 일본 도쿄 등에서 12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앙데팡당전, 서울현대미술제, 3월의 서울전, 하드코어-대전 코넥션전, TA-RA그룹전, 캐러밴 대구-파리전 등 컨템포러리 아트 계열의 단체전을 통해 작품을 발표해왔다.

1980년대에는 주로 사진매체나 오브제, 흙, 돌 등의 자연물을 이용한 설치 작업을 했고 1992년 이후 최근까지는 색채 표현이 강한 평면 작업을 발표해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캔버스 작업 10여 점과 1980, 90년대의 사진 또는 평면 작품 20여 점이 함께 선보인다.

박 작가는 1980년대에는 미술 개념을 구성하고 있는 근본적인 것들, 즉 신체에서 비롯한 감각의 기제와 가치를 결정하는 일련의 의식 작용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두가 동일하다고 여기는 감각적 대상이나 단순한 개념이라 할지라도 사람들마다 일치하지 않으며 이런 불일치에 의해서 세계관이나 가치의 차별이 일어난다고 여겼다.

따라서 미술가의 역할은 이것들의 경계를 확인하고 재정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1992년 무렵, 그는 새롭게 회화를 시작했다. 외양으로 보면 천막 같은 데서 흔히 볼 수 있는 줄무늬 패턴을 캔버스로 옮긴 것으로 이 작업은 이전과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

즉, 이미지를 통한 서사나 메시지가 없는 그림 그리기를 선택한 것인데, 이는 미술 내부의 문제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고 작업을 실천하는 작가의 태도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녹색과 적색, 청색과 황색 등 잘 알려진 보색 쌍을 반복시켜 화면을 채우거나 색면의 계조를 단계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종이나 캔버스에 수채 물감이나 아크릴 물감, 또는 안료 혼합 재료로 그린 것이다.

처음에는 규칙적으로 분할한 칸에 단순히 색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그렸지만, 점차 배열의 규칙은 유지하면서 손 붓질의 느낌을 살리거나 재료를 겹쳐 올리고 덧붙이는 등 작업 방법에 따라 변화를 주고 있다.

"이미지에 대한 기대는 없다"고 말하는 박 작가는 그림의 내용이나 형식에 특별한 방점을 두지 않는다. "미술을 하는 인생을 통해 세계를 발견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킨 것처럼 미술 또한 궁극적으로는 작가와 그가 속한 시대를 증언하는 실존의 기록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29일(일)까지. 053)42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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