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동맹군의 공습과 지상군을 동원한 군사 개입으로 예멘 내전이 발발한 지 26일(현지시간)로 3년이 됐다.
사우디는 이란과 우호적인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가 2014년 9월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한 뒤 이듬해 2월 자신이 지지하는 예멘 정부까지 쿠데타로 전복하면서 영역을 확장하자 전격적으로 군사 작전을 폈다.
사우디의 전력이 압도적이어서 쉽게 끝날 듯했지만 예멘 내전은 반군 후티의 끈질긴 저항으로 장기화했다.
예멘 내전은 예멘 정부와 반군의 충돌이 아니라 지역 경쟁국인 사우디와 이란의 간접전으로 인식된다.
지리적으로 사우디의 턱밑에 있는 예멘에 이란이 반군을 통해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면 자국의 안보가 위협받는다고 사우디는 우려한다.
중동 내 패권경쟁 틈에서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빈국으로 꼽히던 예멘은 유혈사태와 전염병으로 금세기 들어 사상 최악의 비극이 진행 중이다.
2014년 9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테러전의 모범 사례로 들었던 중동 국가이자 모카커피의 원산지, 전통 아랍어 연수지로 유명했던 예멘은 나락으로 내전과 함께 추락했다.
중동의 다른 내전 전장인 시리아는 세계열강이 평화 협상을 이끌면서 종식되리라는 희망의 조짐이 조금씩 보이기라도 하지만 예멘은 말 그대로 '잊힌 내전'이다.
국제 사회는 수없이 말로만 '우려'를 쏟아내기만 했을 뿐 실질적인 휴전 협상은 전혀 진전이 없다.
그 사이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동맹군의 폭격, 반군의 반격, 전통적 강자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새로 둥지를 튼 이슬람국가(IS)가 뒤섞여 피아가 구분되지 않은 혼돈이 거듭되고 있다.
지난 3년간 폭격과 교전 등으로 1만 명이 숨졌고, 약 2천 명이 콜레라로 사망했다. 인구의 70%인 2천만 명이 끼니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700만 명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로 아사 위기에 처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은 25일 낸 긴급 성명에서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예멘 어린이를 위해 올해 3억5천만달러(약 3천800억원)가 필요하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해당사국인 사우디와 이란은 모두 예멘에 인도적 지원을 과시하면서 상대방을 비극의 장본인으로 비난한다.
예멘 내전은 2010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아랍의 봄'이 가장 나쁜 결과를 낳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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