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프리즘]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대입제도 변화

입력 2018-03-26 00:05:04

신학기가 시작된 고등학교 현장은 2018학년도 고교별 대입 결과로 어수선하다. 매일신문이 서울대, 경북대, 의학 계열 입학 실적을 기존의 합격자 기준이 아니라 최종등록자 기준으로 발표하면서 일선 학교의 입시 실적 부풀리기를 막고 고교 간 입시 결과를 정확히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고등학교 선택에 있어 좋은 정보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평가 대상이 된 학교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고교의 대입 실적은 입학생의 성적과 학교의 입시 환경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입학생의 성적이 좋지 않아 대학 입시를 위한 학교의 노력이나 준비와 달리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난 학교들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합격 및 등록자의 수도 중요하지만 변해가는 교육 환경 속에서 입시를 위한 학교의 준비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실시되면 대학 입시에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는 고교의 대학 입시 지도 및 결과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개정 교육과정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보고 대학 입시의 방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문·이과를 통합하고,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하기 위해 1학년 때는 7과목(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을 필수과목으로 정한 후 이수하도록 하고 2, 3학년 때는 일반선택과목과 진로선택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려면 수능 과목은 모든 학생들이 1학년 때 공통적으로 배우는 과목에 한하여 실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대평가 형태로는 출제가 어렵다. 또한 내신 평가 방법도 학생들이 과목 선택의 유'불리를 벗어나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는 절대평가인 내신 성취평가제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렇게 되면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이나 의학 계열과 같은 상위권 학과들은 정시모집 비중을 축소하거나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고 변별력을 갖추기 위한 대학별 고사를 추가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시모집에서는 2022년부터 실시될 예정인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지금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교육현장과 학생, 학부모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현 입시제도와 2015 개정 교육과정, 그리고 2022 대입 종합안을 타협하여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입시제도가 개편되기를 희망한다.

첫째,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실현과 현 입시제도의 유지를 위해 타협이 필요하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실시되어 정시모집이 축소되거나 없어진다면 고1, 2학년 때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고3 때나 졸업한 후에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차단될 수 있다. 그러므로 고1 때 배우는 공통과목과 고2, 3학년 때 선택하는 일반선택과목 중 일부를 국가가 수능 과목으로 지정하여 지금처럼 수능을 상대평가로 실시해서 학생들에게 일종의 '패자부활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학생부교과전형의 유지와 학생부종합전형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내신 성적 산출 방법을 혼용해서 실시해야 한다. 1학년 때 배우는 공통과목과 2, 3학년 때 배우는 일반선택과목 중 수능 선택 필수과목은 지금처럼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나머지 일반과목과 진로과목은 절대평가를 실시해서 학생부의 변별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만약 모든 교과를 절대평가인 성취평가로 실시한다면 정부의 학생부 간소화 정책과 맞물려 학생부의 변별력이 더욱 없어져 대학의 입장에서는 학생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가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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