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시를 비롯한 강원'전남'충남도 등 전국 4개 도(道) 7개 시'군민이 지금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시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추진 중인 광해관리공단과 한국광물공사의 통합 반대를 위해서다. 이번 통합은 정부의 해외 자원 개발 실패로 광물공사가 천문학적인 빚을 떠안자 수익성 있는 강원랜드 등의 대주주인 광해관리공단을 합쳐 이를 풀기 위한 의도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통합 시 강원랜드로부터 해마다 상당한 재정 지원을 받은 이들 시'군은 지원금 중단과 같은 날벼락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통합은 문제가 있다. 먼저 정부 정책의 실패를 푸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 정부의 해외 자원 개발 정책 추진 결과 광물공사가 5조6천억원의 빚을 안자 부실 공사 정리 대신 강원랜드라는 수익 사업체의 대주주인 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 방식을 택했다. 해마다 강원랜드로부터 이 공단에 들어오는 700억원 상당의 배당금을 공사 부채 상환에 쓰기 위함이다. 이 방법의 효과는 의문이고, 과연 바람직한 방법이냐는 논란도 만만찮다. 자칫 부실 공사와의 통합이 상황 개선보다 되레 동반 경영난의 위험에 빠질 수도 있어서다.
또 다른 후유증은 7개 시'군의 재정 악화다. 폐광 지역인 이들 시'군은 10년 넘게 관련 법에 의해 해마다 이 공단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이 공단은 폐광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됐다. 따라서 강원랜드의 최대 주주인 광해관리공단은 수익금을 이들 7개 시'군에 지원해 올해도 문경시 196억원 등 7개 시'군 지원금은 1천665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통합 시 지원금 중단 등 불이익은 뻔하다. 이는 공단 설립 뜻에 어긋나는데다 정부 정책의 잘못에 따른 고통을 이들 시'군에 지우는 꼴이다. 열악한 재정의 지방을 희생시켜 부실 공기업을 살리려는 꼼수나 다름없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되돌아볼 일이다. 통합이 과연 최선인지 따져야 한다. 정부가 어쩔 수 없이 통합을 추진할지라도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강원랜드로부터 나온 수익금으로 이들 7곳 시'군에 지원되는 공단의 지원금에 손을 대는 일은 더욱 안 된다. 가뜩이나 힘들고 어려운 시'군 살림을 더욱 옥죄는 일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