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흰코뿔소 '마지막 수컷'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숨을 거둔 것은 지구 대멸종기 진입의 신호탄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북부흰코뿔소 3마리 중 유일한 수컷인 '수단'이 케냐 올-페제타 보호구역에서 죽음에 따라 체외 수정에 희망을 거는 것 외에는 멸종을 막을 길이 없어졌다며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지적을 전했다.
수단은 지난 케냐의 라이키피아 국립공원 내 올-페제타 보호구역에서 죽었다. 올-페제타 측은 케냐야생동물청(KWS)과 협의해 근육과 뼈, 그리고 피부 상처 등 고령에 의한 합병증으로 큰 고통을 겪던 수단을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수단은 며칠 전부터 건강이 크게 약화했고 수의사들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코뿔소 나이로는 고령에 해당하는 45세의 수단은 암컷 '파투', '나진'과 함께 살고 있었다.
콜린 벗필드 세계자연기금(WWF) 캠페인 디렉터는 "수단 같은 상징적 동물의 죽음은 엄청난 비극"이라며 "거대한 멸종 위기가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벗필드에 따르면 현재 척추동물의 개체 수는 1970년대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1만 종이 매년 멸종하는 것으로도 추산된다.
특히 코뿔소는 1900년만 하더라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50만 마리가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70년에는 이 숫자가 7만 마리로 줄었다.
야생동물 수가 이처럼 급감한 데는 밀렵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코뿔소의 뿔은 중국, 베트남 등에서 약재로 쓰이기 때문에 은밀하게 비싼 값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식지 파괴, 오염, 기후변화 등도 야생동물 서식에 위협적인 존재로 거론된다.
올-페제타의 최고 책임자인 리샤르 비뉴는 "수천 종의 동물들이 인간 때문에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학자들은 지구가 이미 6차 대멸종기에 진입했으며 과거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 경고하고 있다.
지구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많은 생물이 절멸하는 대멸종기를 겪었다.
가장 최근 멸종기는 6천500만 년 전 백악기 말이었다. 당시 공룡, 암모나이트 등이 멸종하고 포유류가 번성하기 시작했다.
테드 벤턴 에섹스대 교수는 "우리는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자원과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결국 다른 종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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