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이 내리는 봄비가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느껴지는 3월이다. 이 계절에는 물과 관련된 행사가 집중돼 있다. 3월 18~23일 브라질에서 범지구적 물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물 분야 최대 규모 국제행사인 제8차 세계 물 포럼이 '물의 공유'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22일은 UN에서 정한 '제26회 세계 물의 날'로 물의 소중함과 중요성에 대한 국민 관심과 공감대 확산을 위해 물 관련 행사가 전국에서 열린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은 '세계위기보고서 2018'을 인용해 '극심한 기상이변'을 향후 10년 글로벌 리스크 1순위로 선정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물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물 확보는 어렵다. 환경오염이 가중되면서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 및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2012년 기준 약 7억 명이 안전한 음용수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약 25억 명 인구가 기본적인 위생시설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등으로 가뭄과 홍수가 빈발하게 발생해 국가 간 물 분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매콩강을 둘러싼 중국과 인도차이나반도 국가의 물 갈등, 요르단 강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 간 물 분쟁, 나일강 유역 국가 사이 수자원 확보 경쟁, 유럽을 관통하는 라인강과 도나우강 물 사용량 증가에 따른 수질오염 문제 등 세계는 물을 둘러싼 갈등을 안고 있다.
물과 관련된 갈등은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연간 강수량의 74%가 홍수기에 편중되고 하천 경사가 급하고, 강의 길이가 짧아 강우가 일시에 바다로 유출, 효율적인 물관리에 불리한 조건이다. 이에 따라 지역 간 맑은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한 치의 양보 없는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낙동강 유역도 예외는 아니다. 대구시 취수원 이전 문제, 부산시 남강댐 물 공급 문제, 울산시 부족용수 확보 문제 등 물과 관련한 갈등이 꾸준히 이슈화하고 있다. 그러나 낙동강 상·하류 지방자치단체와 이해관계자 간 첨예한 입장 차이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보 개방, 지하수 고갈, 댐 상류 오염원 유출 등 다양한 갈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물과 관련된 갈등을 해결하고 효율적인 통합 물관리를 위해서는 상호 소통을 통한 역지사지의 자세로 지역 간, 세대 간 벽을 허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통합 물관리를 위해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극심한 홍수와 가뭄, 녹조 발생 등 물 문제 해결이 시급해져 가고 있으므로 물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수량·수질·생태 등 모든 요소를 종합 관리하도록 법령과 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물관리에 대한 정부 부처 간 역할과 기능 재정립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둘째, 이해 당사자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와 소통에 힘써야 한다. 물 관련 갈등은 서로 간 의견과 입장이 극명하게 다르므로 상호 주장에 대해 진정성 있는 대화와 타협으로 최적의 합의점을 찾고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셋째, 정부·지자체·시민단체 및 지역주민이 포함된 거버넌스를 구성해 지역 물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합의로 정책 결정을 추진하면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
낙동강 1천300리 굽이굽이 물길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우리 지역 물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특효약은 없다. 하지만 물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은 진정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대타협을 이루고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물 환경을 물려주고자 모두가 시대적 소명의식을 품고 물 문제를 해결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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