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자율주행차 첫 보행자 사망사고…안전성 논란 증폭

입력 2018-03-20 16:38:43

세계 최대 차량 호출 업체인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교외의 한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를 냈다고 미국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언론은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과 관련된 첫 보행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은 상태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우버 차량이 전날 저녁 10시께 템페 시내 커리 로드와 밀 애버뉴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49)를 치었다.

자율주행차는 커리 로드 북쪽 방향으로 진행 중이었고 보행자는 서쪽 편에서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차에 치인 허츠버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차량에는 운전석에 앉은 시험 운전자 외에 다른 승객은 없었다.

이 차량에는 최소 두 대의 카메라가 각각 전면도로 방향과 차량 내부 운전자를 향해 설치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실비아 모이 애리조나 템피 경찰서장은 "운전자는 보행자가 차 앞으로 걸어 나오는 게 마치 섬광과 같았다고 진술했다"면서 "운전자는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서야 처음으로 충돌 사실을 인지했다"고 전했다.

모이 서장은 "영상에서 어둠 속에 있던 여성이 차도로 나오는 모습을 보면 (자율주행차든 사람이 조작하든) 어떤 모드라도 충돌을 피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명확하다"고 말했다.

경찰 예비 조사 결과 우버 자율주행차는 시속 35마일 운행 구역에서 시속 38마일로 주행 중이었으며, 속도를 줄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현지 언론에서는 보행자가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건너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자율주행 모드에서 차량이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버는 사고가 발생하자 애리조나주 피닉스'템페와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지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에 의한 첫 보행자 사망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듀크대학의 로보틱스 전문가 미시 커밍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운전자 없는 차량 운행 기술의 급속한 전환은 위험하다. 컴퓨터 버전의 자율주행 모드는 익숙하지 않은 운행 환경에서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 워치독의 존 심슨 국장은 USA투데이에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될 때까지 모든 공공도로에서 테스트를 중단해야 한다. 이런 비극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막아서는 곤란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래에너지 관련 단체의 자율주행차 전문가 로비 다이아몬드는 "자율주행차는 여전히 교통사고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연방기관이 조사해 정책 결정자들이 안전하게 테스팅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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