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너무 약한 테이블세터…시범경기서 어떻게 조합해도 배고픈 득점

입력 2018-03-20 00:05:00

김상수 1번 배치되니 무득점, 박해민은 1번 땐 4할 2번 타순 3타수 1안타

삼성 라이온즈가 테이블세터 구성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프로야구 개막(24일)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서 테이블세터 재편을 위해 선수 기용을 달리 해봤지만 이렇다 할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다. 최근 경기를 보면 클린업 트리오가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테이블세터가 차린 '밥상'이 빈약하다 보니 아쉬움이 배가 되는 형국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총 5차례의 시범경기 동안 기존 박해민, 김헌곤에 더해 김상수까지 번갈아 기용하며 테이블세터 실험에 들어갔다. 테이블세터란 1, 2번 타자의 조합을 일컫는 말로 발이 빠르고 출루율이 높은 선수가 리드오프라고도 불리는 1번에, 뛰어난 작전 수행능력이 갖춘 선수가 2번에 배치된다. 리드오프가 출루하면 이를 2번 타자가 득점권까지 진루시켜 '밥상'을 차린 뒤 클린업 트리오에 찬스를 연결하는 식이다.

김한수 감독의 실험 결과는 구관이 '그나마' 명관이었다. 2번 타자 김헌곤은 10타수 3안타 타율 0.333 출루율 0.363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가장 나은 활약을 보여줬다. 반면 박해민과 김상수는 두 번째 타순이 몸에 맞지 않는 듯 각각 3타수 1안타 타율 0.333 출루율 0.250과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박해민은 예년처럼 1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을 땐 10타수 4안타 타율 0.400으로 활약했다.

가장 큰 고민을 던져주고 있는 선수는 주장 김상수, 김상수는 2번 타순에서 3타수 무안타, 1번 타순에 배치된 지난 주말 2연전에서도 8타수 2안타 타율 0.250을 기록하며 실망을 안겼다. 이틀 동안 4번 다린 러프와 5번 강민호가 3개의 홈런을 합작했지만 1번 김상수가 단 1득점도 올리지 못한 것은 테이블세터진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선수 생활 내내 주로 9번 타자로만 뛰던 김상수는 지난 시즌 김한수 감독이 부임한 이후 상위 타선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상 탓에 42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쳤고, 그나마 출전한 경기에서도 타율 0.264 출루율 0.291을 기록, 테이블세터로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상위 타선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테이블세터가 다른 팀에 비해 전력이 약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 리드오프 박해민은 타율 0.284 출루율 0.338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발군의 수비 실력을 자랑하는 박해민이지만 타석에만 서면 작아지기 일쑤였다. 2번 타자 김헌곤 역시 타율 0.264 출루율 0.331을 기록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프로야구의 흐름은 단연 타고투저다. 이에 따라 장타력까지 겸비했다는 의미의 '강한 2번'이란 말처럼 테이블세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LG 트윈스의 김현수와 KIA의 버나디나가 파격적으로 2번 타선에 배치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왕조 시절 리드오프 배영섭이 아직 건재하고 기대주 김성훈이 성장하고 있는 등 삼성에 테이블세터 카드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시즌 개막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렇다 할 테이블세터 카드를 찾지 못한 삼성 김한수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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