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층 바닥 등 곳곳서 누수, 비·눈 오면 천장서 물 흘러 배수관 등 부실시공 의혹
완공된 지 넉 달도 채 안 된 대구 봉덕동 남구국민체육센터의 천장 곳곳에서 물이 새자 부실시공 의혹이 일고 있다. 더구나 물이 흥건한 바닥에서 주민들은 아무런 제한 없이 배드민턴이나 탁구를 치고 있어 사고 우려도 제기된다.
남구국민체육센터는 지하 1층, 지상 2층에 2천500㎡ 규모로 국비 32억원 등 79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그러나 개관 넉 달째를 맞는 지난 9일 오전 찾은 남구국민체육센터 1층 체육관에는 곳곳에서 요란하게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출입구 왼쪽 벽면 배수관은 전체적으로 물이 흘러내렸고, 바닥에서 검은색 양동이로 물을 받고 있었다. 바닥에 깔아둔 부직포는 이미 물에 푹 젖어 있었다.
누수는 체육관 2층에서도 발생하고 있었다. 2층 장애인 관람석의 배수관에도 누수 흔적이 역력했고, 배수관 곳곳에는 실리콘으로 급하게 보수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눈에 띌 정도의 금이 가 있었다. 체육관 안은 물이 흥건했지만 30여 명의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배드민턴이나 탁구 연습을 하고 있었다. 탁구를 치던 주민 윤모(72) 씨는 "비나 눈이 오기만 하면 천장에서 물이 샌다. 미끄러져 다칠까 봐 걱정돼도 다른 곳에는 마땅한 체육시설이 없다"고 했다.
누수가 발생한 것은 미흡한 마감 작업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체육관 남쪽은 천장의 태양광 패널과 창문틀 사이를 메우는 실리콘 작업이 부실하게 이뤄지면서 물이 샌다는 것. 북쪽의 누수는 용접 부실 탓이다. 빗물을 모아 활용할 수 있도록 건물 옥상에서 지하 저장소까지 내려보내는 13m 길이의 배수관 이음새 용접 부위에 균열이 있다는 것이다. 남구청은 올해 초 누수를 확인하고 3차례에 걸쳐 시공업체에 보수를 요구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누수가 배수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부실시공 부위가 있거나 남구청이 건물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압이나 방수 처리 부분을 충분하게 점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 한 건축사무소 관계자는 "수압이 낮고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빗물이 배수관의 미세한 용접 문제로 새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면서 "체육관 옥상에 고인 물이 배수관을 통해 내려오는데 물이 고이는 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물은 짓고 나서도 많은 점검이 필요한데도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준공 시기에 맞추려고 점검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남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시공업체에 의뢰해 지난 15일 보수공사를 마쳤다"면서 "중요한 배관 기둥 등은 준공 후 5년까지 시설물 보증 기간에 해당한다. 재발하지 않도록 시공업체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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