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에 地選 예비후보들 신중 모드

입력 2018-03-14 00:05:00

주변 단속 강화에 신경, 민주당 후보들 중앙당과 거리

'미투 운동' 파문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주변 단속에 애쓰고 있다. 특히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자신도 모르는 의혹' 때문에 의원직을 사퇴하는 현실을 보면서 눈에 벗어난 활동은 극도로 자제하는 분위기다.

선거를 준비 중인 A후보는 13일 "당초 준비했던 패러디나 코믹한 부분은 선거운동에서 뺐다"며 "전반적인 상황이 유쾌하게 가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신중한 선거운동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을 기다리는 B의원 측은 "다음 주에 공식 출마선언을 계획하고 있지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태, 미투 관련 당 분위기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투 파문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C예비후보는 "미투 운동을 벌이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하지만 흑색선전으로 활용될 소지가 없지 않다"며 "경선이나 선거일 직전에 특정인을 겨냥한 악의적 성 관련 의혹이 제기된다면 검증할 시간도 없이 표심에 그대로 반영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할 대응책이 없다는 점은 후보들을 더욱 움츠리게 한다. 민 의원처럼 자신도 기억하지 못한 일을 두고 누가, 어떻게, 어떤 식으로 폭로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출마를 선언했거나 앞두고 있는 예비후보들로서는 몸을 한껏 낮추고 있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성추문이 잇따른 민주당 소속 대구경북지역 후보들은 일단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승천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성추문 사태는 국민께 엄청난 실망감과 허탈함을 주는 있을 수 없는 사건으로 안 전 지사는 정치권을 당장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식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자기 아내나 딸'여동생'누나라고 생각하면 그러지 못할 것"이라며 "대구경찰청장 때 여경 근무 부서에 대한 야간 특별점검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도 끊임없는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중기 예비후보 역시 "연이은 사태에 큰 충격을 받았다. 선거운동 기조에 대해 중앙당과 여러 각도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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