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성 한국은행 포항본부장 "경험, 고향 경제 쏟아붓겠다"

입력 2018-03-14 00:05:00

44년 만에 첫 포항 출신 본부장, 5만원권 첫 발권 혼란 없이 배분

"44년 만에 처음, 67년 역사상 단 한 명"

하대성(57) 한국은행 포항본부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74년 한국은행 포항본부(당시 포항주재사무소)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포항출신 본부장이 됐고, 1951년 설립된 포항동지고등학교(포항동지상업고등학교) 역사상 유일하게 한국은행에 입행한 동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 본부장은 어려운 형편 탓에 당시 동지상고로 진학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 모습을 눈여겨본 정주영 전 포항중앙고 교장(당시 동지상고 교감)은 한국은행 입행 추천서를 어렵게 한 장 구했고, 하 본부장은 선발시험을 통해 당당히 합격했다. 하 본부장이 지난달 포항에 발령받자마자 정 전 교장을 찾아갔을 정도로, 사제의 정은 진득하고 따뜻했다. 입행 이후 영남대학교 경영학과와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 대학에서 공부했고 조사국 조사 제2부, 발권국을 거쳐 부산본부, 대구경북본부, 울산본부 부본부장, 안전관리실 경비팀장 등을 거쳤다.

하 본부장은 발권업무를 주로 봤다. 2009년 6월 5만원권이 처음 나왔을 때 별다른 혼란 없이 신권을 배분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소장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신권 앞번호를 경매와 각 지역에 분산'배분하면서 발권업무를 순조롭게 이끈 아이디어는 앞으로 발행될 화폐에도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포항본부장이 마지막 보직"이라며 "유종지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경제 지표 자료를 다양하게 발표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등 포항 경제에 필요한 역할에 주력할 방침이다. 포항만을 위한 경제의제를 발굴하고 풀어내는 게 한국은행 포항본부의 분명한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지역의 단체와 기관 등 모임에 참석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협력할 수 있는 연결고리도 찾겠다고 했다. 포항상공회의소에 이어 최근 동국대 경주캠퍼스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이의 연장선인 셈이다. 아울러 한국은행 특성상 일반시민과의 접촉이 거의 없어 친밀감이 떨어진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봉사 활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생각도 전했다. 내부직원과의 소통은 '존중'에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는 직원 개개인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그들의 능력을 인정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밝혔다.

하 본부장은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모든 업무능력을 고향인 포항에서 쏟아부을 수 있어 기쁘다"며 "지역의 선'후배, 동료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꼭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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