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감원장 사의 표명…채용 비리 연루 의혹 3일 만에

입력 2018-03-13 00:05:00

비판 여론 높아지자 전격 결심…취임 6개월, 최단명 불명예

하나은행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을 받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 원장은 금감원 내'외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지 3일 만이다. 최 원장은 오후 들어 긴급임원회의를 소집해 사의를 밝혔으며,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와 청와대에도 이런 사실을 전달했다.

청와대는 "사의 수용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금융위원회에서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의가 받아들여질 경우 최 원장은 비리에 연루돼 역대 가장 짧은 기간을 재직한 금감원장이란 불명예를 안게 된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최 원장은 재직 기간이 6개월여밖에 안 된다.

최 원장의 사의는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 공채에 응시한 친구 아들을 인사 추천하는 등 특혜를 준 의혹 때문이다. 최 원장은 의혹을 부인했으나 최 원장이 지인 아들의 이름을 건넨 점과 해당 지원자가 당시 하나은행의 관행에 따라 서류 전형을 무사통과한 것만으로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만 해도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하고 조사 결과 본인이 책임질 사안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이 최 원장이 연루된 채용 비리를 비판하는 성명을 낸 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금감원장을 경질하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오후 들어 사의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기자단에 보낸 사퇴의 변에서 "본인은 하나은행의 인사에 관여하거나 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면서도 "금융권의 채용 비리 조사를 맡은 금감원의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과 하나금융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과 사내외이사 교체 등 문제를 두고 계속 충돌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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