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대구지점 '자동차·미술의 만남'

입력 2018-03-13 00:05:00

카(car)! 미술에 취한다

혼다자동차 대구지점 아트라운지는
혼다자동차 대구지점 아트라운지는 '자동차와 미술의 만남' 이색 전시회를 연중 열고 있다. 31일까지 열리는 김건우 작가의 사진전에 고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혼다자동차 대구지점장 홍사흠 상무.
혼다자동차 대구지점장 홍사흠 상무.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생명의 계절, 봄이 왔다.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네 마음도 새싹처럼 감성의 싹을 틔우고 싶어한다. 정신적 힐링을 원한다면 전시회에 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람들은 주로 갤러리를 찾아 관람한다. 하지만 조명을 잘 갖춘 갤러리와는 달리 일반 공간도 활용 여부에 따라 멋진 전시실이 된다. 혼다자동차 대구지점은 '자동차와 미술의 만남'이란 주제로 파격 전시회를 열고 있다. 기술을 상징한 자동차와 예술을 상징하는 미술의 자연스러운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자동차가 가지는 미적 곡선과 색감은 예술로 동화되고 미술이 가지는 창작성과 예술성은 다시 기술로 동화된다. 혼다자동차 대구지점의 이색 전시회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자동차와 사진 작품의 조화

혼다자동차 대구지점 2층 아트라운지. 아트라운지 메인홀 중간에는 흰색, 빨간색 자동차 2대가 놓여 있다. 이곳에선 자동차도 하나의 예술전시품이다. 벽면에는 캔버스천에 자연풍경을 담은 사진 작품 20여 점이 걸려 있다. 어둠을 밀어내는 일출의 미명, 호수에 반짝이는 왕버들나무의 여운, 벼가 익어가는 황금 들판의 만추, 공간의 기억이 오롯한 계단의 시선, 말없이 우뚝 서 있는 소나무의 침묵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고객서비스룸 5곳에도 김광석 거리, 안개 낀 신천 등을 담은 사진이 기억의 저편을 자극한다. 김건우 작가가 31일까지 혼다의 지원으로 자연을 주제로 사진전을 열고 있다. 아트라운지에는 고객들도 북적인다. 자동차 정비를 맡긴 고객이나 자동차 매장을 찾은 손님도 그림 감상으로 여유로움이 생겼다. 딱딱할 수 있는 자동차 전시장을 예술이라는 부드러움으로 녹여내고 있다. 차 정비를 위해 온 여성 고객 김모(53) 씨는 "예전엔 고객 쉼터에서 차 정비를 기다리고 있으면 지루하기도 했지만 이곳에서는 차 한잔 마시며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 정신적 힐링이 되는 것 같다"며 반겼다.

◆미술 작품 통한 고객 감성 서비스

혼다자동차 대구지점은 2016년 2층에 혼다아트라운지를 마련했다. 전시장의 공간적 이용과 고객만족도 향상이란 차원에서 아트라운지를 만들었다. 100㎡ 메인홀을 비롯해 고객 쉼터 5곳을 미술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인홀에서는 자동차와 예술품을 함께 전시한다. 미술 작품의 장르와 성격에 맞게 전시 자동차의 종류, 색상 등이 어울리도록 배치하고 있다. 테이블과 소파밖에 없었던 고객 쉼터에도 미술작품 3, 4점씩 걸었다. 고객들이 대기하면서 예술품 감상을 통해 지루함을 줄여주고 있다. 홍사흠(56) 지점장은 "자동차와 미술의 만남은 자동차 업계에서 아마 혼다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미술작품 전시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현격하게 향상되고 있다"고 했다. 전시회는 조각가 권대훈 작가를 비롯해 서양화가 서민경, 조각가 강지윤 작가 등 3명이 기획팀을 이루고 있다. 작가 섭외, 작품 선정 등 전시회 일체를 맡고 있다. 혼다는 전시 장소를 제공하고 전시 팸플릿, 기프트 바우처 제작, 개막 상차림 등 제반 경비를 부담하고 있다. 제공된 기프트 바우처를 가져오면 미술작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3년째 이어가는 개인전그룹전

혼다자동차 대구지점은 3년째 미술 전시회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작가를 발굴해 개인전, 그룹전을 열고 있다. 2016년 8월 SUV 컬래버레이션전이 첫 전시회다. 2개월간 열린 컬래버전에는 김건우, 김해영, 박재인, 김민정 작가 등 20여 명이 평면, 설치, 조각, 영상 작품 100여 점을 선보였다. 당시 1층 전시장에서 2층 아트라운지로 오르는 계단에까지 작품을 전시할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2017년에도 다양한 전시회를 열었다. 작가 30여 명이 참여한 제1회 SHINNIG전(1~2월)을 비롯해 이정애 초대전(6월), 제1회 혼다 프로모션전(7월), 장수경 초대전(10월), 아름다운 동행전(11월) 등 개인초대전, 그룹전을 열었다. 지금껏 지역 중견작가들도 많이 참여했다. 이점찬 대구미협회장을 비롯해 김정운, 이정애, 권유미, 박형석, 전옥희 작가 등이 작품을 전시했다. 또 청년작가로 공병훈, 방정호, 정보연 씨 등이 참여했다. 홍 지점장은 "전시회를 통해 문화예술계의 혼다 인지도가 크게 오른 것이 가장 큰 효과"라고 했다.

◆올해 연중 전시…청년작가 발굴

혼다아트라운지는 올해에도 단체전과 개인전을 연중 연다. 3월 김건우 사진전을 시작으로 4월 박명숙 개인전, 5월 김상용 개인전이 있다. 8월 단체전 SUMMER VACATION, 10월 이은우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특히 청년작가 발굴을 위한 전시회를 많이 열 계획이다. 청년작가들은 지역에 전시 공간을 찾기 어려워 서울로 떠나는 경향이 잦다. 중견작가와 청년작가가 그룹전 형태로 청년작가들에게 창작 의욕을 심어줄 방침이다. 또 지역 미술가들과 업무 협조를 통해 조각, 설치, 회화, 도자기 등 전시 장르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예술대학과도 연계해 아트라운지를 학생들의 졸업작품전 공간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기획팀 권대훈 작가는 "혼다 전시장은 전시 공간을 무료로 빌려줘 예술가들이 마음 편하게 작품 전시를 할 수 있다"면서 "올해는 유명 작가보다 잠재력을 가진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한편 홍 지점장은 지난해 매일신문에 '아! 옛날이여'를 주제로 1980년대 초반 동성로 맛집, 다방, 매장 등 추억을 더듬어 그린 지도를 게재해 독자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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