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시철도 3호선을 이용해 수성구 지산동에서 북구청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백모(29) 씨는 당분간 도시철도 대신 시내버스를 이용할 생각이다. 지난 8일 폭설 때 열차가 멈춰 서면서 불안에 떨었던 아찔한 경험 탓이다. 백 씨는 "오전 8시 30분쯤 수성못역 방향으로 달리던 열차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조명이 꺼지며 멈춰 섰다"면서 "10분 만에 역사로 들어왔지만 공중 궤도 위에서 사고가 나면 도망칠 곳이 없다는 공포감에 떨었다"고 털어놨다.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 이후 첫 폭설에 맥을 못 추자 지상철인 3호선의 안전성을 두고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개통 당시부터 제기됐던 기상 악화에 따른 궤도 결빙 문제와 운행 중단 우려 등이 고스란히 현실화됐지만 믿음을 줄 만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뒤늦게 염수 분사장치 추가 설치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8일 폭설 때 3호선은 사소한 기능 고장과 승객 쏠림에 따른 열차 무게 증가, 열차 증편에 따른 역사 진입 대기시간 증가 등을 이유로 수차례 멈춰 서길 반복했다. 특히 이날 낮에는 범물역~용지역 구간과 지산역~범물역 구간 오르막길 궤도빔에 눈이 얼어붙으면서 열차 바퀴가 헛돌아 운행을 멈추기도 했다. 그 때문에 3호선 운행은 양방향 모두 2시간가량 중단됐고, 승객 20여 명이 40여 분간 지상 12m 높이의 궤도에 갇혀 공포에 떨어야 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3호선 전체 구간 중 출발지점과 1㎞ 떨어진 지점의 높이 차가 30m 이상인 경사구간은 ▷매천시장역~팔달역 ▷칠곡경대병원역~학정역 ▷범물역~용지역 ▷지산역~범물역 등 4곳이다.
이 중 2곳이 폭설에 따른 궤도 결빙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상황을 겪었다. 대구참여연대 관계자는 "개통 전부터 지상 모노레일의 특성상 기상이변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지금이라도 안전 확보를 위해 비상대피로를 설치하고, 사고 예방책과 구조 시스템 등을 꼼꼼히 점검해 문제점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3억원을 들여 '염수스프링분사장치'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염수스프링분사장치는 궤도 사이에 분사구와 통수로를 설치하고, 눈이 올 때 스프링클러처럼 제설제를 분사하는 장치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눈이 내리던 날 영업 전부터 28편 차량 전체에 설치된 제설브러시, 융설제, 모래 등을 이용해 사고 방지에 최선을 다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안전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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