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으로 번진 '미투'] "터질 게 20건 더 있다…다음은 누구?" 초긴장

입력 2018-03-08 00:05:01

지선 앞둔 민주당 연일 멘붕, 안희정 8일 기자회견 예정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추미애 대표와 당 지도부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추미애 대표와 당 지도부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지현 검사의 폭로를 기점으로 시작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바람이 상륙한 정치권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를 폭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예정인 정봉주 전 국회의원,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 성추행 의혹이 나오는 등 파문이 커지자 초비상이 걸렸다. 그간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안 전 지사가 미투 바람으로 사실상 정치인생을 마감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추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멘붕'을 겪는 모양새다. 더욱이 지방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은 터라 당이 도덕성 논란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는 점에서 위기감도 그만큼 커 보인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고 있는 정치권 '미투 운동'에 근거가 불확실한 소문까지 돌면서 여의도 정가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자유한국당 한 의원은 "펜스룰이라는 말처럼 앞으로 여성 직원에게 대면 보고를 받지 말까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 보좌관은 "청와대 민정라인이 한국당 측 성문제 폭로거리를 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앞으로 정치권에서 터질 게 20건은 더 있다는 말도 있다"며 "근거를 알 순 없지만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을 강타한 미투 운동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간 회동에서도 화두가 됐다. 회동에 앞서 사전 환담장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인사를 받고는 "안희정(의혹)을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던데 미투 운동에 무사해서 다행이다"라고 하자 임 실장은 "대표님이 무사하신데 저도 무사해야죠"라고 받아쳤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홍 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온 뒤 이에 대해 "농담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찬 회동에 참석했던 장제원 한국당 대변인도 "임 실장이 조금 늦게 왔는데 인사를 하다가 얘기했다"며 "농담이다.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잠적 나흘 만인 8일 오후 3시쯤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은 7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민, 도민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당초 측근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으나 적어도 도민 앞에 직접 나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펜스룰: 2002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인터뷰에서 "아내 외의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서 유래한 용어. 이는 성추행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아내 외의 여성들과는 교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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