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허브로 뻗어가는 경산] ②뷰티 도시 경산, 화장품산업 허브로

입력 2018-03-08 00:05:01

15만㎡ 특화단지 조성…기업 수요 넘쳐 2배로 늘려야 할 판

베트남 여성이 경북화장품 상설판매장인 클루앤코 다낭점에서 피부관리를 받고 있다. 경산시 제공
베트남 여성이 경북화장품 상설판매장인 클루앤코 다낭점에서 피부관리를 받고 있다. 경산시 제공

화장품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상품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하고 있다. 젊음과 미(美)에 대한 욕구와 기대 수준이 높고, 생활수준 향상으로 화장품산업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다른 분야 기술과 융합이 가능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산업이다.

정부는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날로 급성장하고 있는 K뷰티 화장품산업을 5대 수출주력 산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산시도 미래 신성장산업 육성의 필요성에 따라 K뷰티 화장품산업의 허브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K뷰티 화장품산업에 시동을 걸다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6년 4천375억달러(약 481조2천500억원)로 지난해보다 2.6% 증가했으며, 우리나라 시장 규모는 120억달러(약 13조2천억원)로 인도에 이어 9위에 올라 세계 시장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시장의 2016년 기준 생산액은 12조5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8% 증가했고, 수출은 4천183만달러(약 461억여원), 수입은 1천433만달러(약 157억여원)로 2천750만달러(약 325억여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보이는 등 시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날로 급성장하고 있는 K뷰티 화장품산업을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기존 수출품이 자동차, 철강, 조선 등 규모가 큰 제조업이었다면, 앞으로는 화장품, 식료품, 유아용품 등 소비재를 신수출 주력산업으로 지정,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에 경산시는 2016년 1월 K뷰티 화장품산업 미래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경산을 아시아 K뷰티 융복합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K뷰티 화장품산업을 2025년까지 생산액 5조원, 일자리 3천500개, 수출 10억달러를 목표로 아시아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각종 사업을 추진 중이다.

K뷰티 화장품산업 육성의 첫 사업은 2014년 11월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가 국가지원사업으로 선정되고, 이듬해 2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이 센터는 220억원을 들여 국제 수준의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에 적합한 생산'연구 시설을 오는 9월 준공하고, 화장품 제조설비 및 장비를 구축하게 된다. 이후 연구시설 장비 구축과 시운전을 거쳐 2020년 문을 연다. 이 센터는 화장품 생산설비를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생산, 성분 분석, 효능 안정성 검증 시스템까지 구축해 화장품에 대한 연구-생산-비즈니스가 동시에 이루어져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도 가능하다.

시는 2019년까지 대구한의대 인근 여천동 일대에 15만㎡ 규모의 경산 화장품 특화단지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특화단지에는 중국의 화장품 제조판매기업인 신생활그룹이 3만3천㎡에 공장과 연구동을 짓고 인력 100명을 고용하는 투자를 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경북도, 경산시와 체결했다. 수요조사에서 50여 개 화장품 기업이 단지 조성 면적보다 2배 가까운 면적을 요구하는 입주의향을 밝혀 추가로 2단계 특화단지 조성을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클루앤코 해외 판매장, 동남아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

경북에 소재한 화장품기업들은 대부분 수출에 주력하는 중소기업들로 기술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경북도와 경산시는 중소 화장품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화장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40여 개 업체가 화장품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인증과 디자인 지원을 받아 매출 신장과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또 화장품을 생산해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해외 수출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그중 하나로 경북도'경산시 화장품 공동브랜드 CLEWNCO(클루앤코)가 탄생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찌민과 다낭에 클루앤코 상설 화장품 판매장 1'2호점을 열어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매장 개설 이후 베트남 등 동남아 바이어의 문의가 크게 늘어났다.

클루앤코 다낭점 이동건 대표는 "베트남은 20, 30대 인구가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화장품 사용 연령대가 폭넓어져 화장품 구매력이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인들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화장품을 들여와야 한다"면서 "클루앤코는 한국 지방정부가 인정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조만간 위생검사를 통과한 화장품이 본격 판매되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클루앤코는 국내 화장품 수출 시장의 대기업과 중화권 편중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루앤코 매장은 오는 4월 중국 인촨시에 개장하고, 앞으로 동남아시아와 몽골,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에 매장을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아시아 화장품산업의 허브로 도약

경북도와 경산시는 K뷰티 화장품산업 추진 및 장기 발전과제 발굴을 위해 공무원과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K뷰티 화장품산업 추진단을 운영하고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경북형 바이오 화장품산업 육성을 위한 4대 전략과제로 ▷국제 화장품 효능 임상검증센터 구축 ▷화장품 신물질 및 인공피부 융합연구원 설립 ▷해양 기능성 융합 화장품 소재 R&BD 거점 구축 ▷맞춤형 스마트 화장품 융합연구 지원센터 구축을 선정했다. 이들 전략과제는 대구한의대 주관하에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 포스텍(가속기연구소, 생명공학연구센터, 창의IT융합연구센터), 포항테크노파크 등의 교수와 연구진이 대거 참여해 추진해 나간다.

한국 화장품업계의 최대 과제는 수출이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서 70% 정도 차지할 정도로 편중된 것을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드 등의 정치적 요인에 따른 수출 위험요소를 줄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동남아 유럽 일본 미국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 국내 화장품의 점유율이 유럽(0.03%), 미국(0.5%), 일본(0.6%)에서는 매우 낮다. 이들 국가에서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이 1%만 증가해도 수출액이 18억7천만달러(약 22조원) 증가할 수 있다.

화장품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국제표준에 맞게 안전성 인증과 임상시험을 통한 효능을 인증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제표준에 맞는 검증시험을 일괄 지원하는 임상기관이 국내에 없다. 유럽에서 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화장품의 사전인증과 온라인 포털 CPNP(Cosmetic Products Notification Portal) 등록을 거쳐야 한다. 중소 화장품기업으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들이 향후 동남아, 유럽, 미국, 일본 시장으로 수출 다변화를 위해서는 국제 화장품효능임상인증센터 건립이 시급하다.

이 밖에도 화장품 관련 기업을 위한 재직자 교육, 기업 맞춤형 프로그램 지원을 한다. 또 화장품산업과 기능성 타이타늄을 활용한 소재산업, 안광학 섬유 주얼리 이미용기기 등의 패션산업, ICT산업이 융복합된 패션테크 융복합클러스터를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최영조 경산시장은 "경산에 화장품 특화단지 조성,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 건립 운영, 지자체와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을 연계해 화장품산업 육성을 위한 융합연구클러스터 구축과 향후 국제 화장품효능임상인증센터가 들어선다면 2025년 전후에는 경산이 아시아 화장품산업의 허브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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