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예비후보들 '親洪 줄대기' 경쟁

입력 2018-03-06 00:05:04

학연·지연까지 들먹이며 '친홍 인사' 소문 돌기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특위 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특위 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일정 윤곽이 잡히면서 자유한국당에서는 '친홍(친홍준표) 인사 잡기'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기초'광역단체장은 물론 지방의회 공천에까지 홍준표 대표의 영향력이 막강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일각에서는 고사성어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 짜면 거리에 범이 나왔다는 거짓말도 꾸밀 수 있다는 뜻)에 빗대 '삼인성홍'(세 사람이 모이면 친홍이 나온다)이라 부를 정도다.

대구 한 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A예비후보는 같은 당 타 지역 출마예정자들로부터 종종 안부전화를 받곤 한다. A씨가 대표적인 '친홍'이라는 소문이 돌면서부터다. A씨는 "홍 대표를 2000년대 초반부터 가까이 모시기는 했으나 대표로부터 어떠한 약속을 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싫지 않은 눈치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과 인연을 맺으려는 후보들도 눈에 띈다. 이곳 이사장이 홍 대표인 데다 김대식 원장이 대표적 친홍 인사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당시 홍 후보 수행단장을 맡았던 그는 홍 대표가 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임명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한국당 공천 희망자들이 가장 챙기는 이력이 여의도연구원 관련 경력"이라며 "여의도연구원 자문위원 등에 위촉되려고 안간힘을 쓰는 출마예정자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단지 홍 대표와 학연'지연이 있다는 이유로 '친홍 인사'로 둔갑하기도 한다. 홍 대표가 중'고교 동문들을 잘 챙긴다는 검증되지 않은 소문이 돌면서 일부 동문들이 갑자기 친홍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의 한 고교 동문은 "홍 대표가 동문인지도 지난 대선 때 처음 알았는데 일부 한국당 출마예정자들이 나를 친홍으로 알고 안부를 물어 와 난처했던 적이 많았다"고 했다.

대구경북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 당선 보증수표로 통하는 한국당 공천 시기가 임박하면서 한국당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들이 사천(私薦)에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며 "이번에도 지난 20대 총선 공천처럼 파행이 인다면 민심 이반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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