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교육, 부모됨의 길을 묻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 기르기

입력 2018-03-05 00:05:00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지금,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생존전략이 무엇일지 고민한다. 그리고 각 학문 분야마다 기계와는 차별되는 우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무엇일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그 답을 찾고 있다. 물론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에게도 이러한 과제는 예외가 아닐 것이다.

한 국내 연구에서 부모들에게 자녀가 어떠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 물어보았는데, 이에 많은 부모들은 본인의 자녀가 좋은 환경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자아실현을 통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를 희망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는 개인 혼자의 능력만으로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일이다. 지금처럼 인간보다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기계와 기술이 삶의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한은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도대체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 나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몇 해 전에 우연히 읽었던 어느 대학의 입학식 축사가 떠오른다. 연사는 8,848m를 자랑하는 에베레스트 산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청중에게 묻는다. 그리고 그 이유가 에베레스트 산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히말라야 산맥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에베레스트 산 하나만 있었다면 그만큼 높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한다. 그리고 뒤이어 신입생들에게 "혼자 높으려고 해선 안 됩니다. 자신만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할 사회적 약자들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책임 있는 인재로 성장해야 합니다. 공동체를 히말라야 산맥처럼 만들고, 한 뼘만 더 성장하기 바랍니다"라고 축사를 끝맺었다.

그렇다! 더불어 그리고 함께 살고자 하는 공동체 의식이 없다면, 타인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협력하려 하지 않는다면, 단언컨대 인간은 절대로 기계를 이길 수 없다. 혼자만의 능력으로 최상의 답안을 낼 수 있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인지발달학자인 피아제(Piaget)는 청소년기에 인간은 이전 시기와는 다른 고유한 사고특성을 지니게 되는데, 이를 형식적 사고기라고 명명하였다.

이 시기에 청소년들은 추론, 가설적 사고, 체계적 사고 등이 가능하여 추상적 수준의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결이 가능해지는 등 인지 능력이 급성장하지만, 바로 그러한 인지적 능력 때문에 세상의 결점과 논리적 모순을 발견하게 되어 부모나 사회에 반항하게 되기도 한다. 또한 가능성에 대한 사고 능력의 발달로 인해 이상주의적인 사고를 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러한 인지적 능력의 성숙과 더불어 도덕적 추론 능력 역시 향상되기에 실제로 청소년기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에도 그리고 이를 생활 안에서 실천해 보기에도 좋은 시기이다.

하지만 몇 해 전 조사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공동체 의식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함께 더불어 살고자 하는 공동체 의식이라는 것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우리 조상들의 전통 곳곳에도 존재하고 있는 기본임에도 말이다. 물론 매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보인 낮은 수준의 공동체 의식에 대한 이유는 굳이 지면을 빌려 구구절절 나열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녀가 좋은 환경 안에서 자아실현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일단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를 산맥으로 만들고 나서, 우리 자녀가 그 산맥을 디디고 조금 더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모두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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