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지목 유서 남기고…성폭행 재판 중 30대 부부 숨져

입력 2018-03-04 19:31:09

1심 무죄 판결 불복 항소심 진행 중

성폭행 피해로 법정싸움을 이어온 아내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중태에 빠져 병원 치료를 받던 남편 A(38) 씨가 끝내 숨졌다.

전날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하루만이다.

4일 유족들과 경찰에 따르면 대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가 이날 오전 숨졌다.

A씨는 3일 0시 28분쯤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 카라반에서 아내(34)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아내는 병원에 옮겼지만 숨졌다. 그리고 중태에 빠졌던 A씨마저 이날 숨진 것이다. 당시 부부 옆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 빈 소주병과 유서가 발견됐다.

이들이 남긴 유서에는 가족 및 지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특히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편의 친구 B씨를 성토하는 글이 빼곡히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A씨가 해외출장을 떠난 틈을 타 A씨의 아내를 성폭행하는가 하면 지인들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하지만 법원은 B씨의 폭행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고, A씨 부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을 진행 중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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