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권력인 독재자의 일상은 어떠할까? 정답은 아주 의외다. "매사 엄격했고, 밤낮없이 정력적으로 일했으며 금욕'소식(小食)하였다."
얼핏 성직자를 연상시키지만, 독재자들은 근엄하고 절제하는 생활 태도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미국 작가 찰스 퍼거슨은 "독재자는 모두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히틀러는 고기도 안 먹었고, 스탈린은 작은 아파트에 살며 가끔 브랜디 한 잔씩 했고, 무솔리니는 대식가였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 모두 근검 절제의 전형인 만큼 사위나 남편감으로는 제격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퍼거슨은 이들이 술을 마시거나 남과 함께하려는 마음이 없었기에 비인간적이라고 했다. 뱀처럼 차가운 심성으로 독재에만 전념해 인류에 해악을 가져왔다. 정치가에게 술 권하는 풍토가 필요할지 모른다.
재미있는 것은 독재자는 늘 격무와 과로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시로 골프장을 드나들지만, 독재자가 그 흉내를 냈다간 국가 시스템이 마비된다. 독재자는 혼자서 국가의 중요사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먹고 놀 시간이 거의 없다. 권력 분산과 역할 분담은 독재자의 금기다. 나폴레옹이 하루 4시간밖에 자지 못했다지만, 현대의 독재자들도 수면 부족과 만성 피로에 시달렸다. 김일성 3대도 쏟아지는 서류 때문에 과로했다고 하니 독재자의 숙명은 어쩔 수 없다.
독재자는 '견제받지 않은 권력자'를 뜻한다. 이웃인 중국과 러시아가 '슈퍼 독재자'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3일부터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개헌을 통한 '황제' 대관식을 앞두고 있고, '차르'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8일 대선에서 4번째 당선이 확실시된다.
시진핑과 푸틴의 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독재자의 속성상 죽기 전까지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들은 '스트롱맨'(strongman) 이미지로 인기를 얻었고, 더한 강공책을 내놓을 게 분명하다. 가장 고통받을 곳은 한국이다.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대립 속에 이리저리 차이고 치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진핑과 푸틴, 극우 성향의 아베 일본 총리,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대해야 하는 한국의 앞날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