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지역총생산이 전국 17개 광역시와 도를 합쳐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꼴찌를 달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엄청난 가뭄으로 우리 지역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부터 약 5년 이상 우리 지역에 장마다운 장마도 없었다. 그동안 큰비가 없었기에 지역의 강들뿐 아니라 댐 그리고 못에 저수량이 형편없이 줄어들었다.
대구에는 지난가을부터 약 6개월 동안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다. 겨우 5㎜ 정도 되는 가랑비와 눈발이 몇 번 흩날렸을 뿐이다. 산과 들에 잡초도 나무들도 물이 없어 말라 죽어간다. 지역 동남부에 상수도원으로서 큰 역할을 해온 청도 운문댐이 바닥을 드러냈다. 1996년 운문댐이 건설된 후 22년 만에 이렇게 물이 마르기는 처음이라 한다. 그래서 현재 수성구를 비롯한 대구의 동남부 지역에는 금호강과 낙동강 물을 끌어들여 겨우 수돗물을 흘리고 있다. 말썽 많은 낙동강 보가 지금은 그나마 효자 노릇을 한다. 이런 가뭄이 올해 초에도 계속되면 제한급수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 부처에서는 영천댐의 물을 끌어오기 위한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대로 가면 대구가 사막이 될 것 같아 겁이 덜컥 난다. 옛말에 홍수 나면 이웃 간에 서로 돕고 가물면 형제간에도 서로 싸운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물이 없으면 서로 간의 정도 없어져 사회가 각박해진다는 말이다.
대구는 사과의 도시라고 불렸다. 그런데 사과가 대구를 떠난 지 이미 이십 년이 지났다. 섬유도시란 말도 사라졌다. 과거의 섬유도시로서, 패션도시로서의 유명세는 사라졌다. 또한 그 당시 대구에는 아파트 잘 짓기로 전국에서 소문난 서너 개의 유명한 건설 회사들의 활약도 컸다. 그들도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대구의 경제를 이끌던 섬유공장과 건설 회사들이 사라지면서 지역 경제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몇 개의 자동차 부품 산업체들이 대구의 명맥을 어렵게 이어가고 있다.
과거 대구는 우리나라 정치 경제뿐 아니라 교육과 예술의 중심도시로서도 크게 명성을 날렸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대통령을 비롯하여)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수많은 훌륭한 정치가와 기업인들 그리고 학자들과 예술가들이 이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표 재벌들의 초창기 사업체는 우리 지역에서 성장하였다. 그들도 다 사과처럼 북쪽으로 올라가 지금은 거의 모두 수도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그분들은 서울 토박이처럼 행세하고 있다.
이렇게 정치도 경제도 물도 메말라서 사막화되어 가는 대구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대구 곳곳에 오아시스가 자리 잡고 있다. 아직도 백로가 노니는 신천 강물은 유유히 흐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시가 유네스코에서 문화와 음악 도시로 지정받았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시절 나라를 찾겠다고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늦게나마 우리 지역의 오랜 전통과 높은 기개를 보여준 쾌거다.
또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온도탑도 다른 지역과 달랐다. 2017년에 이어 2018년 올해도 우리나라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서문시장 대형 화재, 올해는 포항 지진 성금 때문에 우리 지역 모금 사정이 무척 어려웠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사랑의 온도탑 100℃가 다른 지역보다 가장 먼저 달성되었고 또한 목표 대비 최고로 달성되었다. 자랑스러운 대구의 저력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사랑의 힘이다. 대구의 경제 사정이 이렇게 어려워도 주변의 가난한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의 힘은 어느 지역보다 높고 강하다. 이런 아름다운 일들이 갑갑하고 메마른 대구 사막화 현상에서 큰 희망을 보여주는 시원한 오아시스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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