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론이 탄력을 얻으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열강이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북한과의 대화 당사자인 미국이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적절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단서를 붙인 반면, 중국은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를 환영하며 북미 직접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은 '최대 압박'을 강조하면서 북미 대화의 성사 가능성에 경계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우선 미국은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및 통일전선부장의 "미국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메시지에 일관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주지사들과의 연례 회동에서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에 매우 강경하게 해왔다"면서 "북한이 처음으로 대화를 원하고 있고,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북한이 먼저 확고한 비핵화 의지와 방안을 보여줘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백악관이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북한의 오늘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볼 것"이라고 반응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에 적극적인 대화를 독려하며 최근 사상 최대의 대북 제재를 단행한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안전 문제이고 이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관건은 북미 양측에 있다"면서 "따라서 한반도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고 한반도 형세를 완화하려면 북미 직접 대화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루 대변인은 "우리는 유관국들이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하며 한반도의 완화 국면을 보호하길 바란다"면서 "북미 양측이 대화에서 적극적인 발걸음을 할 수 있길 기대하며 한반도 문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대북 강경론을 펴는 일본의 입장은 다소 미묘하다.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이라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기조에 적극 동조하면서도 만에 하나 자국을 배제한 대화 움직임이 무르익을 경우에 대한 '일본 패싱' 우려도 나오고 있어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북미 대화 시사 발언에 대해 "압력을 걸어서 북한 측이 대화를 요구해오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일, 한미일 3개국이 협력해 압력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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