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유학 10년 만에 모국 교수로 '금의환향'

입력 2018-02-26 00:05:00

태국 왕립대학 임용 껀나파 씨 한국어 전공 교육학 박사 취득

2007년 태국에서 계명대로 유학 온 껀나파 분마럿 씨가 태국 왕립대학 한국어학과 교수로 정식임용됐다. 계명대 제공
2007년 태국에서 계명대로 유학 온 껀나파 분마럿 씨가 태국 왕립대학 한국어학과 교수로 정식임용됐다. 계명대 제공

자국 공주 방한 때 통역 맡기도

"떠나도 제2고향 한국 알릴 것"

"한국에 와서 교수라는 꿈을 이루고 떠나요."

계명대 대학원에서 한국어 전공으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껀나파 분마럿(36) 씨.

2007년 한국어 공부를 위해 무작정 이국땅으로 왔던 그는 10년 만에 태국 왕립 탐마삿대학의 교수로 '금의환향'하게 됐다. 최근 계명대 2017학년도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껀나파 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 어학연수를 시작했다"며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에 살면서 더 많은 것을 공부하고 싶어 박사학위를 땄고, 교수라는 어릴 적 꿈까지 이루게 됐다"며 졸업 소감을 말했다.

그는 태국 탐마삿대학교에서 언론영상학을 전공하고, 패션잡지 모델로 활동하던 중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2007년 계명대 한국어학당으로 유학을 왔다. "한국어학당을 선택할 때 복잡한 서울보다 대구에 있는 계명대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고도 친구들과 정이 들어 이곳에서 계속 공부하는 게 좋을 것 같았죠."

유학 기간 중 태국 공주가 방한했을 때 통역을 맡기도 했다. 우본라따나 라차깐야 태국 공주는 2013, 2014, 2016년 3차례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방한했다. 당시 남부지역에서 유일한 태국 유학생이었던 껀나파 씨는 태국 대사관의 요청으로 통역을 맡았다. "한국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어요. 한국어를 공부한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느꼈죠. 공주님 바로 곁에서 통역을 하며 인연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영광이었습니다."

2011년 계명대 대학원에서 한국어교육학과 석사 과정에 진학하면서 껀나파 씨는 어릴 적 꿈이었던 교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태국인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발음 교육 방안: 종성 발음을 중심으로' '태국인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억양 교육 연구' 등 논문을 발표하며 태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에 매진했다. 2013년 박사과정에 진학했고 마침내 태국 왕립 탐마삿대학의 한국어학과 교수로 정식 임용됐다.

꿈을 이루고 떠나는 그는 제2의 고향인 한국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국의 사계절, 자연환경, 살기에 편리한 여건, 치안 등 다 마음에 들지만, 한국의 독특한 문화 중의 하나인 '정'이란 걸 배울 수 있어 가장 좋았어요. 꿈을 이루고 떠나지만 너무 그리울 것 같아요. 교수로서 이론적인 부분은 물론 제2의 고향인 한국을 널리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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