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컬링 '안경선배' 안경은 '메이드 인 대구'

입력 2018-02-24 00:05:00

토종 스타기업 제품 확인, 김선영 선수도 같은 제품…안경원 주문 늘어 컬링 특수

컬링 여자 국가대표인 김은정(오른쪽) 선수와 김선영 선수의 안경은 대구 토종 스타기업인
컬링 여자 국가대표인 김은정(오른쪽) 선수와 김선영 선수의 안경은 대구 토종 스타기업인 '팬텀옵티칼'의 '플럼'(plume) 브랜드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 중인 국가대표 여자 컬링팀의 '안경선배' 김은정 선수의 안경이 대구의 토종 스타기업 제품으로 확인됐다. 동료인 김선영 선수 안경도 같은 회사 제품이어서 대구의 안경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특히 해당 기업 제품인 것을 알아본 안경원들의 주문이 늘면서 벌써 '컬링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연일 화제를 모으는 우리나라 여자 컬링팀의 김은정'김선영 선수가 경기에 쓰고 나온 안경은 대구 북구 제3공단 내 업체인 '팬텀옵티칼'의 제품이다. 브랜드 이름은 '플럼'(plume)으로 2010년 출시했다. 플럼은 '깃털'이란 뜻으로 가볍고 편안한 안경을 만든다는 기업이념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2001년 팬텀옵티칼을 설립한 장용찬 대표는 "외신인 '유에스에스투데이'가 김은정 선수는 안경을 쓰고 빙판을 지배한다며, 안경을 벗고 세상을 구하는 '슈퍼맨의 반대'라고 하는 등 컬링의 인기와 더불어 안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같은 모델 주문량이 평소보다 5배 이상 늘어나 재고가 바닥 났다. 선주문을 받아 재생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경기 중 김은정 선수 인상이 근엄하고 진지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무표정한 얼굴과 함께 안경이 더해져서다"며 "안경 중간 코 부분의 브리지가 다른 안경보다 두껍게 디자인된 것이 강인한 인상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선수와 팬텀옵티칼의 인연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날 중구 동성로의 '보름달안경원'에 김선영 선수가 방문해 현재 쓰는 안경을 맞췄다. 얼마 후 나머지 선수 4명이 찾아왔다. 그 중에 김은정 선수와 김경애 선수가 안경원의 추천을 받아 안경을 골랐다. 안경원은 선수들 얼굴형에 맞춘 디자인을 찾아 제품을 권했다. 그 중 하나가 김은정 선수가 지금 쓰는 플럼 모델(p-2710)이다.

문진영 원장은 "안경을 맞추는 과정에서 선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국가대표 컬링 선수로 동계올림픽에 나간다는 말을 들었다. 반가운 마음에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이후 올림픽 경기에 나온 모습을 보고 응원했다"며 "우리 안경원에서 맞춘 안경을 착용하고 올림픽에서 한국을 빛내서 덩달아 뿌듯하다"고 했다.

팬텀옵티칼의 안경이 두 선수를 사로잡은 건 품질 덕분이다. 직원 17명에 매출액 40억원 수준인 팬텀옵티칼은 지난해 대구시의 프리스타기업에 선정됐고,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의 10대 안경 브랜드에도 뽑혔다. 이를 통해 다양한 지원을 받아 디자인과 기술력을 높였다. 무엇보다 부설연구소를 통해 제품 기획과 디자인은 물론 생산, 품질검사, 유통 등 전 과정을 직접 해낸다. 플럼뿐만 아니라 라바(larva)와 크로커다일(CROCODILE) 브랜드로 안경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로 안경을 생산한 대구는 전국 안경의 90%를 만들고 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안경 도시이다"며 "최근 늘어난 관심을 보면서 대구 안경기업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좋은 품질을 만들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줘 감사한 뜻에서 국가대표 남녀 컬링 선수들이 원한다면 안경테를 평생 무료로 공급해 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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