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 은메달 확보…25일 스웨덴과 대망의 결승전

입력 2018-02-23 23:50:23

숙명의 라이벌전, 주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연장접전 끝에 8대7로 승리를 거둔 한국 대표팀 스킵 김은정이 관중들을 향해 손 키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연장접전 끝에 8대7로 승리를 거둔 한국 대표팀 스킵 김은정이 관중들을 향해 손 키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스타로 떠오른 '의성 낭자'들이 또 해냈다. 강호를 연파하며 세상을 놀라게 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3일 라이벌 일본마저 제치고 금메달을 향한 질주를 이어갔다. 은메달을 확보한 한국은 대회 최종일인 25일 금메달을 두고 스웨덴과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혈연, 지연, 학연을 따지는 게 한국의 뿌리깊은 병폐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도 있다. 이번 대회 최고의 화제인 한국 여자 컬링팀이 그런 경우다. 5명의 선수 가운데 막내 김초희 외엔 모두 경북 의성에서 나고 자란 데다 의성여고 출신이다.

4명의 멤버는 김영미와의 관계로 모두 설명할 수 있다. 스킵(주장) 김은정은 '영미 친구'다. 경기 중 '영미'를 자주 외쳐 이 말을 유행시키는 바람에 친구에게 '국민 영미'라는 별명이 붙게 한 주인공이다. '영미 동생'인 김경애, '영미 동생 친구'인 김선영도 대표팀 구성원. 여러모로 얽힌 사이인 만큼 팀워크도 더 끈끈하다.

한국은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8대7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 초반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일본도 끈질기게 달라붙어 연장까지 가는 살얼음 승부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한국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 스킵 김은정의 마지막 샷으로 일본을 제쳤다.

8승 1패로 4강에 오른 한국에게 일본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일본은 평창올림픽 예선에서 유일한 패배(5대7)를 안긴 팀. 게다가 이번 대회 전에도 수차례 맞대결한 적이 있어 한국을 잘 알고 있었다.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의 실력도 출중해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웠다. 한일전이라는 무게 또한 한국 선수들의 어깨를 무겁게 할 수 있는 요소였다.

한국은 이날 1엔드부터 3점을 뽑아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일본은 스즈키 유미가 던진 샷이 하우스를 지나가 버리는 등 실수를 여러 번 범하며 흔들렸다. 그 사이 한국은 절묘한 샷을 연거푸 터뜨렸다. 상대 스톤 두 개를 한꺼번에 쳐내는 더블 테이크 아웃 후 투구한 스톤을 하우스 안에 남기는 시도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일본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가 정교한 샷을 선보이며 휘청대던 팀의 중심을 잡았다. 10엔드에선 1점을 추가, 기어이 7대7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예선에서 9엔드 실수로 역전을 허용해 패한 적이 있어 위기감이 더 커졌다.

그럼에도 한국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일본의 마지막 샷이 버튼을 살짝 벗어난 가운데 스킵 김은정이 마지막 스톤을 잡았다. 어느 때보다 부담이 컸을 순간, 그가 투구한 스톤은 조금 약한 듯했다. 한국 선수들은 한꺼번에 달려들어 힘차게 빙판을 쓸었다. 결국 마지막 스톤은 버튼에 완벽히 안착, 한국의 승리로 접전은 막을 내렸다.

일본을 누른 한국의 결승전(25일 오전 9시 5분) 상대는 2014 소치 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스웨덴. 한국은 이미 예선에서 스웨덴을 7대6으로 제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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