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쓸어주겠어" 女컬링 23일 오후 8시5분 일본과 4강전

17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영국의 경기. 주장 김은정이 '기다려'라고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엔 반드시 넘는다!'

하필 정상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라이벌을 다시 만났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최고 스타로 떠오른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준결승에서 일본과 재대결한다. 파죽지세로 정상을 향해 질주 중인 한국이 예선에서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일본을 넘어 금메달 사냥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은 23일 오후 8시 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리는 대회 여자 컬링 준결승에 나선다. 상대는 일본. 이 경기에서 이겨야 결승에 진출,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일본을 넘어 금메달까지 딴다면 한국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한국 최초의 올림픽 컬링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이른바 '가위 바위 보도 져서는 안 된다'는 한일전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한일전에 대한 관심은 늘 뜨겁다. 더구나 결승 길목에서 일본과 마주쳤다. 한국은 세계 강호를 연파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이번 대회 최고 인기팀으로 우뚝 섰다. 세계 상위 톱랭커들이 줄줄이 한국의 위세에 나가떨어졌다. 일본이 홈팀 한국을 상대하는 게 고역일 수밖에 없다.

한국으로서도 일본은 부담스러운 상대다. 한국은 이번 대회 예선 9경기에서 8승 1패를 기록하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5승 4패로 예선 4위를 차지, 가까스로 4강행 막차에 올랐다. 하지만 예선에서 한국에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팀이 일본이다. 당시 한국은 5대7로 역전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래도 한일전이라는 중압감만 이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전망이다. 실제 예선 일본과의 경기 후 선수들은 '한일전이어서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에 샷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후 마음을 다잡은 한국 선수들은 컬링 강국들을 연파하며 7연승을 질주, 정상 문턱까지 올라섰다. 실력에선 한국이 일본에 밀릴 이유가 없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11승 8패로 한국이 앞선다.

이번 대결은 양팀 주장인 스킵의 활약에 따라 희비가 갈릴 공산이 크다. 스킵이 정확도가 생명인 마지막 샷을 담당하고 경기 전체 전략을 짜기 때문. '안경 선배'라고도 불리며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김은정이 한국의 스킵. 일본은 청순미를 뽐내는 후지사와 사츠키가 스킵이다.

김민정 한국 여자 대표팀 감독은 "많이 상대해본 만큼 서로 잘 안다. 정확도의 싸움이 될 것이다. 빈틈을 주지 말아야 이길 수 있다"며 "선수들은 최대한 주변 상황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스킵인 (김)은정이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