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진 상패 맞아 관객 응급실…빙상 밖 막나가는 네덜란드

입력 2018-02-23 00:05:00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논란…韓 개고기 문화 비꼬는 인터뷰, SNS·공식 사과에도 여론 악화

예룬 베일 네덜란드 선수단장이 22일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 내 휠라 글로벌 라운지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전날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일으킨 물의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룬 베일 네덜란드 선수단장이 22일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 내 휠라 글로벌 라운지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전날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일으킨 물의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빙속 강국' 네덜란드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막바지에 경기 외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1일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경기장 안팎에서 상식에 벗어나는 언행을 잇달아 터트린 탓이다. 결국 이튿날 네덜란드 선수단장이 직접 나서 공식 사과했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작은 지난 21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였다. 뉴질랜드를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건 네덜란드는 이 자리에서 느닷없이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비꼬는 듯한 발언을 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지 않자 네얀 블록하위선은 자리를 뜨며 "이 나라에서 개들을 잘 대해달라(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고 영어로 말했다. 또 기자회견장엔 한국과 일본 기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스벤 크라머르는 별다른 질문을 받지 못하자 "모두 일본 기자들인가?(all Japanese?)"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서 열린 자국 축하 행사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은 또다시 사고를 쳤다.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에 위치한 네덜란드 하이네켄 하우스에서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가 동메달을 딴 네덜란드 선수들을 축하하면서 대형 상패를 전달했는데, 크라머르를 비롯한 선수들이 상패를 관객석에 그대로 던진 것이다. 상패에 맞은 관객 한 명은 응급실에 실려 갔으며, 다른 한 명 또한 응급조치를 받았다. 두 사람은 모두 한국인 여성으로 알려졌다.

상식을 벗어난 네덜란드 선수들의 언행에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그러자 네덜란드 예륜 베일 선수단장이 22일 직접 나서 공식 사과했다. 베일 단장은 22일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에 있는 휠라 글로벌라운지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네덜란드 선수들을 대신해 사과하러 왔다"며 "우리는 한국 문화를 존중하고, 3주 동안 한국의 환대에 감사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베일 단장은 개고기 관련 논란을 일으킨 네얀 블록하위선에 대해 "얀과도 얘기를 나눴다"며 "얀은 의도를 갖고 그런 얘기를 한 것이 아니라고 얘기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얀은 동물 애호가라서 그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며 "그에게 옳은 일이 아니라고 말해줬다. 그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단 차원에서 얀을 징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사회에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얀은 전날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나라를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 난 동물 복지에 신경 쓴다"며 한국인들에게 사과의 글을 올렸다.

아울러 베일 단장은 전날 밤 발생한 관객 사고와 관련해서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고의도 아니었다"며 "선수들이 다친 관객들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크라머르도 "어제 벌어진 일에 대해 사과한다"며 "세리머니 하는 방식이었고 완전히 사고였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크라머르는 "다친 분들을 만나서 확인하고 치료받고 돌아가는 것까지 확인했다"고 했다. 크라머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한국어로 된 사과문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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