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놓고 러시아 '집안 싸움'…자기토바 쇼트 82.92점으로 1위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토냐 하딩과 낸시 캐리건, 미셸 콴과 타라 리핀스키… ….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는 당대 여왕 자리를 놓고 양보 없는 경쟁을 이어가던 유명한 라이벌들이 있었다. 은반 위에서만이 아니라 은반 밖에서도 말 그대로 '피 튀겼던' 하딩과 캐리건 정도는 아니지만,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은반 여왕 자리를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는 선수들이 있다. 러시아의 10대 피겨 요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와 알리나 자기토바(15)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두 선수는 평창올림픽 여자 싱글의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다. 두 선수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이다. 메드베데바는 현재 여자 싱글 세계 정상에 올라 있는 선수다. 세계랭킹 1위고,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 합계 모두 세계신기록을 보유 중이다. 반면 자기토바는 이번 시즌에야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새내기다.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가 시즌 중반 이후 발목 부상으로 빙판을 떠난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메드베데바가 불참한 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가 복귀전을 치른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메드베데바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메드베데바가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은 2년 반 만에 처음이었다.
평창올림픽 맞대결에서도 '동생' 자기토바가 먼저 웃었다. 자기토바는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82.92점으로 30명의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종점 최고기록(80.27점)은 물론 직전에 메드베데바가 갈아치운 세계신기록도 다시 경신한 점수였다.
자기토바보다 먼저 연기한 메드베데바는 81.61점으로 일단 동생 뒤를 쫓게 됐다.
이날 두 선수는 앞다퉈 완벽한 연기로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30명의 선수 가운데 25번째로 연기한 메드베데바가 흠잡을 데 없는 클린 연기로 81.61점의 최고점을 받고 환호한 것도 잠시 28번째로 나선 자기토바가 메드메데바를 밀어냈다. 예술점수(PCS)는 메드베데바가 38.42점으로 자기토바(37.62점)를 눌렀으나, 기술점수에서 자기토바(45.30점)가 메드베데바(43.19점)를 앞서며 먼저 1승을 챙겼다.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23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하나밖에 없는 피겨 퀸 자리를 놓고 다시 한번 정면 승부를 펼친다. 쇼트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자기토바는 전체 22번째, 4조 4번째, 2위 메드베데바는 가장 마지막인 전체 24번째로 경기에 나선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