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윤종·서영우만? 女썰매도 봐주세요…봅슬레이 기대주 김유란·김민성

입력 2018-02-21 00:05:00

2015년부터 팀 이뤄 호흡, 썰매 전복 트라우마 딛고 북아메리카컵 종합 1위에

한국 여자 봅슬레이 2인승 김유란(오른쪽)과 김민성이 18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연습 주행을 마치고
한국 여자 봅슬레이 2인승 김유란(오른쪽)과 김민성이 18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연습 주행을 마치고 '톱 10'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봅슬레이의 기대주 김유란-김민성 조는 20일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여자 2인승 1, 2차 주행에 나섰다. 비록 한국의 '썰매 가족'인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과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원윤종'서영우에 가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평창올림픽 '톱 10 진입'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2015년부터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춰 온 김유란과 김민성은 동아대 선후배 사이다. 육상 허들 선수 출신인 김유란은 '파일럿'으로 썰매를 조종하고, 김민성은 '브레이크맨'으로 썰매를 밀고 멈추는 역할을 담당한다.

김유란은 24세 때 코치의 권유로, 김민성은 학과 선배의 제안으로 22세 때 봅슬레이를 시작했다. 두 사람이 봅슬레이를 시작한 지는 고작 3년 정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올 시즌 북아메리카컵 대회에서 금메달 1개'은메달 2개'동메달 2개를 거머쥐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또 2017/2018 시즌 월드컵 3차 대회에서는 22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최고 시속 150㎞, 코스 평균 1.3㎞를 질주하는 봅슬레이는 부상의 위험이 큰 종목이다. 빠른 속도로 인해 썰매가 균형을 잃고 전복되는 사고도 잦은 편이다. 김유란과 김민성에게도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김유란은 대한체육회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 북아메리카컵 3차 경기 때였다. 경기 도중 전복 사고로 썰매가 뒤집혔다.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당시 파트너였던 김민성 선수가 많이 도와줘 그때 생긴 트라우마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성도 "2015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렸던 북아메리카컵 대회에 출전했을 때, 썰매가 전복됐던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그 순간을 떠올리면 아직도 간담이 서늘해진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사고와 부상의 위험이 큰 봅슬레이는 파일럿과 브레이크맨의 호흡이 생명인 종목이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의 유대감도 남다르다.

김민성은 "나의 멘토는 김유란 선수다. 운동과 시합에 나갈 때는 물론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언니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털어놨다.

스켈레톤의 윤성빈과 정소피아, 봅슬레이의 서영우'원윤종과 함께 썰매 종목 불모지 한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김유란'김민성의 이번 평창올림픽 목표는 두 가지다. 우선적인 목표는 톱 10 진입, 그리고 '한국에 봅슬레이를 알리는 것'이다. 김유란은 "사실 '봅슬레이'라는 종목 자체를 생소하게 여기는 분이 많을 것이다.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봅슬레이를 널리 알리고 싶다. 올림픽을 위해 준비해 온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민성은 "올림픽에 진출한 만큼 10위 내에 꼭 들고 싶다. 후회 없는 경기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훈련에 매진해왔다. 대한민국 대표 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준비해왔던 모든 것을 평창에 쏟아붓겠다"고 했다.

이들의 목표 달성 여부는 21일 밤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펼쳐지는 3, 4차 주행에서 결정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