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경북 다당제 구도 지방선거, 지역 발전 위해 나쁘지 않다

입력 2018-02-21 00:05:00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뀔 듯한 조짐이다. 자유한국당 일색이던 대구경북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세력 확산에 나서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일당 독점 구도로 인한 폐해가 컸던 만큼 정치 세력의 다양화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대구시장·경북도지사 등 광역단체장은 물론이고 대구 8개 구·군과 경북 23개 기초단체장 후보를 모두 내기로 결정했다. 당원 숫자도 두 배 이상 늘린 것을 볼 때 예전의 무기력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을 제외하고는, 인물난으로 고전했던 민주당에 사람까지 몰리고 있다니 세상이 바뀐 것을 실감하게 된다.

민주당은 대구시장 후보로 이상식·이승천 씨를, 경북지사 후보로 오중기 씨 등을 확보해 놓고 경쟁력 있고 참신한 기초단체장 후보 찾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벌써부터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하고 있을 정도다.

바른미래당도 통합 작업을 완료하는 대로 대구경북에서 본격적인 세력 확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이 지구당 창당 및 인물 영입 등 조직 정비에 뛰어들었고, 류성걸·김희국 전 의원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대구시장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바른미래당은 '보수 적자'를 자임하며 한국당과 일전을 벌일 태세인데, 대구 동구 등 일부 지역에서 우세가 예상된다.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를 앞세워 텃밭 지키기에 총력전을 벌일 계획이다. 대구경북에서 밀릴 경우 전국 정당으로서의 면모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의 일당 독점 구도는 '공천=당선'이라는 등식 속에 숱한 폐해를 불러왔다. 유권자는 바라보지 않고 중앙당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치인'을 양산했고, 경쟁력이 없거나 수준 이하의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지방자치의 품격을 떨어뜨렸다. 지방선거는 정당이 아니라 인물로 평가받는 것이 옳다. 여러 정당에서 다양한 인물이 출마해야만 유권자의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다. 대구경북에서 일당 독점이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는 선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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