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환경적 요인 큰 뇌출혈 원인은?

입력 2018-02-21 00:05:00

수도 배관처럼 막히면 터진다 자발성 뇌출혈

장철훈 영남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장철훈 영남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람의 뇌혈관은 집에 있는 수도 배관과 비슷한 부분이 적지 않다. 시간이 흐르고 수도 배관이 낡으면 관이 막히거나 터질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뇌혈관에도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사후 처리에서 둘은 다르다. 수도 배관에 문제가 생기면 손상된 부분을 새것으로 갈면 그만이다. 그러나 뇌혈관은 그렇게 바꿀 수 없다. 평생 별 탈이 없도록 잘 보존해나가는 게 중요한 이유다.

◆뇌출혈+뇌경색=뇌졸중=중풍

우리나라에선 뇌졸중(腦卒中)을 중풍(中風)이라고도 한다. 한의학에서 영향을 받은 표현이다. 뇌졸중은 뇌 속이나 뇌로 가는 혈관에 문제가 발생해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게 되고, 이로 인해 뇌 신경이 손상되면서 여러 가지 신경학적 결손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을 통틀어 칭하는 말이다. 그중에서 혈관이 막히고 뇌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문제를 유발하는 질환을 허혈성 뇌졸중 또는 뇌경색이라 한다. 혈관이 터져서 문제를 유발하는 질환은 출혈성 뇌졸중 또는 뇌출혈이라 부른다. 뇌졸중은 포괄적 개념이고,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구분되는 셈이다.

뇌혈관질환은 암, 심혈관질환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사망 원인에 속한다. 뇌졸중은 주로 노인질환으로 인식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은 30, 40대에도 뇌졸중의 발병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식생활의 변화와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뇌졸중의 주원인인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발생률이 높아진 탓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이 질환은 갑자기 발생, 치료해 생명을 구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신마비, 언어 장애를 겪거나 심한 경우 식물인간이 되기도 한다.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에게 미치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자신이 뇌출혈을 잘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질환을 갖고 있는지 조기 검진, 예방하라고 권하는 것이다.

◆자발성 뇌출혈의 발생 원인과 치료

외상에 의하지 않고 발생한 뇌출혈을 자발성 뇌출혈이라고 한다. 주된 출혈 부위가 어느 공간인지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분류하는 게 보통이다. 뇌출혈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이 다르고, 이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지주막(뇌를 싸고 있는 가운데 막) 아래에 출혈이 많으면 뇌지주막하출혈이라 한다. 뇌지주막하출혈의 주요 원인인 뇌동맥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혈 역학적 스트레스나 선천성 결체조직 이상, 또는 담배나 고혈압 등 환경적 요인 탓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맥류가 파열되는 원인도 명확하지 않다. 심한 스트레스나 과격한 육체 활동이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수면 중에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엔 내과적 치료법이 없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수술 방법은 동맥류의 모양과 크기, 위치, 환자의 혈관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더 효과적이고 합병증이 발병할 확률이 적은 쪽을 선택한다.

개두술 후 미세 현미경을 보면서 동맥류에 접근, 묶어주는 동맥류 결찰술은 전통적 방법. 1990년대 후반부터는 혈관 내로 접근해 동맥류 내부를 백금 코일로 채워 치료하는 코일 색전술도 활용 중이다. 뇌실질 내 출혈 또는 뇌실 내 출혈의 경우 그 원인 질환이 무엇인지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진다. 고혈압, 초자체 혈관병증 등의 경우는 뇌압 상승을 조절해 혈류 저하에 의한 이차적 뇌손상을 예방하는 게 치료의 주목적이 된다. 혈관 기형이나 뇌종양 등 출혈을 유발한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뇌압 상승을 조절해야 할 뿐 아니라 재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기저 질환을 치료할 필요도 있다.

도움말 장철훈 영남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졸중=뇌로 가는 혈관에 문제가 발생해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게 되고, 이로 인해 뇌 신경이 손상되면서 신경학적 결손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을 통틀어 칭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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