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의 완성차 업체인 한국GM이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 지역 협력업체에도 생산량 감소와 고용 축소 등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GM은 2014년 이후 누적 적자가 2조6천억원에 달하자 가동률이 낮은 군산 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군산 공장은 부평'창원 등 국내 GM 공장 4곳 중 하나다. 그동안 제기된 '철수설'을 부인해온 GM이 5월 말까지 군산 공장 폐쇄와 함께 추가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은 침체가 깊어지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는 큰 악재다.
폐쇄 결정에 앞서 GM은 일자리 감소를 걱정하는 우리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자 군산 공장 폐쇄로 맞선 것이다. 한국GM은 2010년 경영 위기 때도 손을 벌린 전력이 있다. 유럽 철수에 이어 인도'호주 공장 폐쇄 등 해외 사례로 볼 때 GM의 반복된 경영난과 석연치 않은 수습 과정이 '의도된 부실'에 가깝다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GM이 군산 공장 폐쇄를 한국의 노동 구조와 높은 인건비 탓으로 몰아가는 것도 의혹을 더욱 짙게 한다.
GM의 방만한 기업 경영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미국 내에서도 문제가 됐다. 한국GM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데도 수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꼬박꼬박 걷어갔다. 빌려준 운영자금에 5%의 높은 이자까지 물렸다. 어려움에 처한 자회사에 보태주지는 못할망정 '현금인출기'로 취급한 것이다. 부실에 허덕인 한국 법인과 달리 본사 배만 불린 꼴이다.
문제는 협력업체의 경영 악화 등 파장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다. 군산 공장은 한국GM 내에서도 생산 비중(작년 기준 2.5%)이 작고, 현대기아차와 비교해 지역 업체와의 거래 물량도 많지 않아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GM 의존도를 낮춰온 1차 협력사와 달리 소규모 2, 3차 협력업체 사정은 다르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침체와 맞물려 자금난 악화가 예상돼 대응책 마련이 급하다.
지금 정부에 급한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일이 아니다. 협력업체들을 지원하고 살리는 게 우선이다. 지원금만 챙기고는 곧장 공장 문을 닫고 철수한 이전의 GM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 일자리에 코가 꿰여 한계기업에 혈세를 퍼붓는 건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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