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감 선거 관전 포인트…'보수 vs 진보' 단일화엔 공감, 방법은 제각각

입력 2018-02-15 00:05:00

강은희 "시민 뜻 가장 중요" 이태열 "선정 기준 지켜봐" 김사열 "전략적 판단 필요"

13일 대구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장관(위부터), 김사열 경북대 교수, 이태열 전 대구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각 예비후보 제공
13일 대구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장관(위부터), 김사열 경북대 교수, 이태열 전 대구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각 예비후보 제공

오는 6월 치러지는 대구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장관, 김사열 경북대 교수, 이태열 전 대구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3명이 등록을 마쳤다. 출마 선언을 한 4명의 주자 중 정만진 전 대구시교육위원은 예비후보 등록을 미루고 있다. 현직 우동기 교육감의 3선 출마 포기로 무주공산이 된 대구시교육감 선거는 애초 다자간 구도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 4명의 주자 외에 뚜렷하게 움직이는 후보들이 많지 않다. 다만 김태일 영남대 교수가 진보 진영의 주자로 조만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마 예상자들은 각각 보수와 진보 성향의 단체가 진행하는 단일화 후보군(群)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대구시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대결 양상으로 흘러갈 공산이 커졌다. 각 진영의 후보들은 일단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나, 각자 셈법이 달라 진행 과정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보수 후보들 "단일화 원칙엔 공감하지만…"

보수 후보로 거론되는 주자는 강은희 전 장관과 이태열 전 교육장이다. 두 예비후보를 염두에 두고 '대구 좋은 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대구 교추본)가 나서 단일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이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으로부터 대구시교육감 후보로 추대받았다. 이에 대해 이 전 교육장은 "서울 중심의 시민단체가 지역 정서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평가절하했다.

두 후보 모두 보수 진영의 대표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대구 교추본이 단일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구 교추본은 최근 두 후보를 상대로 면담을 마치고 단일화 참여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애초 예정된 2월 말까지 단일화 성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일 후보 선정을 위한 '룰 세팅'과 관련해 양측의 합의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구 교추본은 ▷시민 여론조사 ▷회원 모바일투표 ▷학부모 대표 등 교육수요자 여론조사 ▷후보자 면접 등 4가지 항목을 경선 기본 룰로 제시했다.

후보들은 여론조사의 공정성, 교육수요자 모집단 선정의 객관성, 항목별 비중 등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는 만큼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 전 교육장은 "보수가 양분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하고 후보 단일화에 대한 원론적 합의를 했지만, 대구 교추본이 내세우는 후보 선정 기준 등 각론을 보고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대구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시민들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구 교추본 관계자는 "진보 진영의 후보와 맞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를 내세워야 하는 현실적인 측면도 고려한다"며 "양측이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진보계열 후보 "경선 참여 여부에 입장 차"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 단일화에도 시동이 걸렸다. 5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대구가 기다려 온 혁신교육감 만들기 시민네트워크'(혁신교육감대구네트워크)가 최근 발족해 진보 교육감 후보 경선을 추진하고 있다.

시교육감 후보 가운데 진보 성향으로 꼽히는 인물은 김사열 경북대 교수, 정만진 전 대구시교육위원이 있다. 여기에다 출마가 유력시되는 김태일 영남대 교수도 포함된다.

혁신교육감대구네트워크는 2월 말까지 경선 등록, 후보 검증, 여론조사, 경선인단 투표 등을 거쳐 단일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14일 현재 혁신교육감대구네트워크가 진행하는 경선 풀(pool)에 정만진 전 교육위원과 김태일 교수가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사열 교수는 "원칙적으로 단일화에 동의하지만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이다.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한 것은 본선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해 달라"고 했다.

진보 진영도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기면 복수의 후보가 본선을 치르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는 혁신교육감대구네트워크가 정한 룰대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비칠 것인가'라는 문제와 연결된다.

진보 진영의 한 인사는 "교육감 선거 당선에 더 유리한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정도에 따라 후보의 입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진보계열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혁신교육감대구네트워크 관계자는 "거론되는 후보 한두 명이 경선에 참여해도 정해진 절차대로 단일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