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채용 비리 의혹 대구은행 압수수색

입력 2018-02-10 00:05:00

인사 담당자 주거지 2곳도, 2014∼2017년 자료 확보…박인규 행장 휴대전화 압수

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9일 오전 대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가운데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로비에서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9일 오전 대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가운데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로비에서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검찰이 9일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대구은행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수사관 30여 명을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인사부와 제1본점 별관 IT센터, 인사 담당자 주거지 2곳 등 4곳으로 보내 채용 비리와 관련된 증거자료 수집에 나섰다. 검찰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한 영장을 발부받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채용 과정 전반에 걸친 자료를 확보했다. 또한 박인규 은행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데 이어 실무자들을 상대로 현장에서 참고인 진술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입 사원 채용 관련 인사자료 등을 확보해 비리가 있었는지를 검토한 뒤 관련자들을 단계적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이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채용 비리 사건 관련 수사 참고자료도 전달받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시간이 많지 않아 일단은 금감원의 고발 내용을 토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고, 이날 압수된 자료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며 "이날 압수수색은 박 은행장을 둘러싼 의혹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채용 비리가 의심되는 하나은행'국민은행'대구은행'부산은행'광주은행 등 5곳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대구은행은 지난 2016년 신입 행원 채용 당시 은행 임직원 자녀 3명이 용모와 화법 등을 보는 간이 면접에서 최고 등급(AA)을 받아 합격해 채용 비리 의심을 받고 있다.

대구은행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오후까지 이어지면서 종일 긴장감에 휩싸였다. 전날 하나'부산'광주은행에 이어 충분히 예견된 압수수색이었지만 무거움과 어수선함이 뒤섞인 분위기였다. 이날 검찰 수사관이 도착하기 직전인 오전 9시 무렵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는 박인규 행장 주재로 매주 금요일 여는 임원확대회의가 진행됐다. 회의에선 본부별 1월 실적 발표와 2월 실적 예상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박 행장은 이 자리에서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소임을 다하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은행 임직원들은 답답함과 걱정스러움을 토로했다. 한 임원은 "규정과 절차대로 진행한 일인 만큼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소명하면 되지 않겠나"면서도 "새해 은행 전반이 활력을 잃어버릴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임원은 "우리로서는 검찰 조사에서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지 않으냐. 직원들에게는 맡은 바 일에 충실하자고 독려하는데 악재가 겹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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