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너무 착하고 아름다워서 비록 작지만 만두 서비스 챙겨 드려요. 기사님들도 죽기 살기로 빗길을 달리고 있으나 평소보다 달리지 못해 배달이 늦는데, 이것 가지고 뭐라 하시는 분이 대부분인데…. 작은 보답입니다.'
비가 억수처럼 쏟아진 지난해 6월 어느 날 대구 동구 신천동에 사는 A씨는 찜닭을 주문했다가 이런 내용이 적힌 쪽지 한 장과 납작만두 서비스를 함께 받았다. 사연은 이랬다. A씨가 동네 찜닭가게에 주문 전화를 걸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고, 가게 직원은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A씨는 비가 와 길이 평소보다 미끄러운 것을 걱정해 "천천히 오셔도 되니 안전하게 와 달라"고 말한 것.
얼마 뒤 음식이 배달됐고 A씨는 포장 속에서 손글씨가 적힌 쪽지 한 장을 발견했다. '빨리빨리' 배달하지 못하면 핀잔 내지는 험한 말을 듣기 일쑤인 배달원들의 처지에 공감해 준 A씨에게 가게 직원이 고마움을 전한 내용이었다. 이 가게 직원은 납작만두도 찜닭 위에 얹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사연처럼 실제로 배송기사가 고객으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천천히 오세요'인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 서비스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는 자사 배송기사 4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메쉬코리아 조사 결과, 고객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나 행동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7.3%가 '천천히 오세요'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감사합니다'와 같은 간단한 사(16.3%), 음료를 주는 등 챙겨주는 행동(15.6%) 등의 순이었다.
배달에서 가장 힘들고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으로는 '장마와 결빙 등으로 사고 위험이 높을 때'가 57.1%로 가장 많았고, '춥거나 더운 날씨로 육체적으로 힘들 때'(15.6%), '부정적 인식을 느낄 때'(11.1%), '이유 없이 짜증 내거나 무시하는 고객을 만날 때'(8.8%)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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