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을 지켜 주세요" 지구 살리기 나선 꼬마들

입력 2018-02-07 00:05:03

대구법원어린이집 원아들, 포스터·뮤지컬·노래 만들어 "환경보호" 중요성 알리기

5일 대구법원어린이집 6, 7세 아이들이 직접 만든 환경포스터를 들고
5일 대구법원어린이집 6, 7세 아이들이 직접 만든 환경포스터를 들고 '아픈 지구를 살려주세요'라고 외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환경이 오염되면 지구랑 북극곰이 아파요. 어른들한테도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요."

아이들이 '나부터' 환경오염을 막자고 나섰다. 대구법원어린이집 원아들이 저마다 포스터, 뮤지컬, 노래를 만들어 어른들을 대상으로 '지구 살리기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대구법원어린이집 교사들과 이곳 6, 7세반 원아 16명은 지난해 7월 국립대구기상과학관에 방문,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곰 서식지가 위협받는다는 내용의 시청각 교육을 받았다. 화력발전소와 재활용 쓰레기 무단 배출,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지구온난화 등 기상이변을 일으켜 북극 빙하가 녹거나 쪼개지고 북극곰이 먹잇감을 잃는 등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앙상한 북극곰을 본 원아들은 '북극곰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북극곰에게 직접 가서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에 부모와 함께 핀란드에 다녀온 원아도 있을 정도다.

대구법원어린이집은 매년 원아들이 수행하고 싶어 하는 프로젝트를 선정해 교사와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실시한다. 지난해 하반기 프로젝트를 '지구 살리기'로 정한 원아들과 교사들은 어른들에게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로 했다.

교사들은 원아들 희망에 따라 포스터'뮤지컬'노래 등 3개의 팀을 꾸렸고, 아이들은 지난 6개월에 걸쳐 작품을 완성했거나 제작 중이다. 뮤지컬 팀은 사람들에 의해 집을 잃고 뿔뿔이 흩어질 뻔한 북극곰 가족이 신문 제보를 계기로 다시금 환경운동에 나선 사람들 덕분에 살 곳을 되찾는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꾸몄다. 각 장면에 따른 대본을 그림으로 그린 뒤 상황에 맞는 노래 멜로디를 직접 만들고 있다. 노래팀은 직접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노래 얼개를 짰다. 이후 대구과학대 박소연 교수(유아음악지도)가 작사'편곡을 도와줘 악보를 완성, 멋진 주제곡이 탄생했다.

포스터 팀은 크레용, 색연필, 색지 등으로 '빙하가 녹으면 우리도 못 살아요' '분리수거를 안 하면 지구가 아파요' '가까운 곳은 (차를 타는 대신) 걸어가요' 등 작품을 그렸다. '(화력발전소) 전기 안 주셔도 돼요, 우리가 아껴 쓸게요' 작품을 그린 김대휘 군은 "화력발전소를 오래 돌리면 매연이 많이 나온다. 그러면 추운 곳에 사는 물고기가 줄어들고 북극곰 먹이가 없어진다"며 "전기를 아껴 쓰면 발전소가 덜 돌아가니 불편하더라도 촛불을 많이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작품을 동영상 사이트 등을 통해 배포할 계획이다.

이곳 이선영 원장은 "어른들이 잊고 지내던 환경의 소중함을 아이들이 널리 알리려는 모습이 참 기특했다. 아이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서라도 많은 어른들이 환경보호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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