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훈련장 맞습니까" 컬링팀 훈련 악재 연속

입력 2018-02-05 00:05:00

악재 뚫고 홀로서기 컬링 국가대표, "신의 은총이 있을 것"

평창올림픽이 코앞인 3일 컬링 국가대표팀이 올림픽 경기장이 아닌 의성컬링센터에서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다. 이희대 기자
평창올림픽이 코앞인 3일 컬링 국가대표팀이 올림픽 경기장이 아닌 의성컬링센터에서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다. 이희대 기자

3일 오후 3시 의성컬링센터.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 김민정 감독이 여성이 들기에 버거워 보이는 상자를 사무실 안으로 나르고 있다.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경기장인 아이스링크에는 김 감독의 남편인 장반석 감독이 이끄는 믹스더블팀과 남녀 대표팀이 막바지 담금질 중이다. 남녀 대표팀이 파트너 없이 맞대결하는 게 눈길을 끈다. 사무실에서는 경북컬링협회 김경두 회장이 해외 취재팀과 인터뷰 중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이지만 경북도체육회 팀이 독차지한 컬링 국가대표 3개(남'여'믹스더블) 팀은 경기장 등 인프라 부재와 지원 부족, 관계자들의 몰이해 등으로 보이지 않는 눈물을 쏟고 있다.

◆홈 어드밴티지는 남의 일

스포츠에서 경기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홈 어드밴티지. 컬링도 아이스링크의 빙질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홈 어드밴티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엔 호사스런 얘기다. 평창올림픽 경기장인 강릉컬링센터가 지난해 완공 후 개보수를 거듭하면서 대표팀은 제대로 적응 훈련을 하지 못했다. 훈련장도 마찬가지다. 태릉과 진천에 국가대표 훈련장이 있지만 경기력을 좌우하는 빙질이 선수들의 실력을 뒷받침하지 못해 국가대표팀은 의성컬링센터에 머무르고 있다. 홈 어드밴티지의 일부인 관람객 적응 훈련도 사치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지 10개월이 됐지만 올림픽 경기장에서 남자는 4일, 여자는 9일 훈련했다. 경북컬링훈련원으로 출발한 의성컬링센터가 올림픽 메달 후보인 한국 컬링의 최고 시설이란 점이 아이러니하다.

이번 대회에 동메달을 목표로 세운 김민정 감독은 "우리가 국가대표인지 의심이 든다. 여러 번 하소연했지만 메아리에 그쳤다"며 "그래도 열심히 훈련하고 해외 대회에 나가 준비한 만큼 우리 팀에 신의 은총이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대한컬링연맹은 관리단체

대한컬링연맹은 대한체육회의 관리를 받는 단체다. 이른바 사고단체다. 이 때문에 연맹의 살림살이를 비 컬링인들로 구성한 관리위원회가 맡고 있다. 당연히 컬링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국가대표팀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가 없다. 다른 종목 국가대표팀이 짧게 1년 전부터 가동한 올림픽 프로그램은 컬링팀에는 '그림의 떡'이다.

지난해 대한컬링연맹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경두 경북컬링협회장은 "직무대행으로 회장 선거를 제때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올림픽을 앞두고 관리단체가 됐고, 개인적으로 징계받을 상황까지 몰렸다"며 "모든 게 경북이 대표팀의 세 자리를 싹쓸이했기 때문으로 실력이 죄가 됐다. 일부 시'도 단체의 시기와 견제로 연맹이 와해됐고, 현재 연맹을 운영하는 대한체육회의 몰이해도 도를 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컬링 도입의 산파 역할을 하고 국가대표 선수단 전체를 발굴'육성한 그는 평창올림픽 AD카드조차 발급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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