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나야 나]월드컵 정복한 '스켈레톤 천재' 윤성빈, 이제 올림픽만 남았다

입력 2018-02-04 19:21:33

우상이었던 두쿠르스 제치고 월드컵 7회 출전 금메달 5개

랭킹 1위·배짱·안방…金 딸 수밖에!

'스켈레톤 천재' 윤성빈(24'강원도청)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이 유력한 태극전사 가운데 한 명이다. 윤성빈은 고교 3학년이던 2012년 초만 해도 자기 운명을 전혀 몰랐다. 그는 엘리트 스포츠는 접한 적이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운동신경 하나는 남달랐다. 체육 교사가 그에게 스켈레톤에 도전할 것을 권유한 것도 그 때문. 이는 윤성빈의 인생은 물론이고 세계 스켈레톤 역사까지 바꿔놓았다. 윤성빈은 현재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남자 스켈레톤 부문 세계랭킹 1위다.

그동안 세계 스켈레톤 무대에는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가 10년간 쌓아올린 거대한 제국이 있었다. 두쿠르스는 2009∼2010시즌부터 무려 8시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그는 윤성빈이 스켈레톤에 입문한 2012년에 이미 '황제' 소리를 들었다. 두쿠르스는 윤성빈의 우상이었다.

지난 시즌 두쿠르스 제국이 흔들리는 조짐이 보였다. 균열을 일으킨 장본인은 윤성빈. 그가 지난 시즌을 세계랭킹 3위(월드컵 기준 2위)로 마치자 평창올림픽에서 '홈 이점'을 살리면 금메달도 가능할 수 있겠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올 시즌 들어 윤성빈은 두쿠르스의 장기 독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굳이 한국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 올림픽이 열려도 윤성빈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시나리오가 자연스럽다. 지금까지 치른 7번의 월드컵에서 윤성빈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윤성빈의 기세에 밀린 두쿠르스는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올 시즌 윤성빈의 두쿠르스 상대 전적은 5승 2패다. 두쿠르스의 세계랭킹은 윤성빈에 이은 2위다.

썰매는 홈 이점이 유독 큰 종목이다. 세계에는 IBSF 공식 인증을 받은 트랙이 16개 있는데 저마다 코스가 제각각이라 해당 트랙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해본 대회 개최국 선수가 유리하다. 올림픽 경기가 열릴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2016년 10월에야 완공돼 외국 선수들은 이 트랙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반면 윤성빈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평창 트랙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경기 1, 2차 주행은 15일, 3, 4차 주행은 16일 펼쳐진다. 1∼4차 시기 주행 기록을 합산해 최종 메달 색깔이 가려진다.

타고난 운동신경뿐 아니라 남다른 배짱은 그의 또 다른 장점. 큰 대회를 앞두고 많은 기대가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부담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 관심을 응원으로 생각한다"고 할 정도다.

개띠인 윤성빈은 무술년(戊戌年)인 올해가 '황금 개띠'의 해이고 공교롭게도 설날에 최종 결과가 나온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내가 황금 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기분 좋은 명절에 기분 좋은 결과를 전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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