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 오빠 이상, 누이옥희

입력 2018-02-03 00:05:00

오빠 이상, 누이옥희/정철훈 지음/푸른역사 펴냄

요절한 천재 시인, 소설가 이상을 문우나 예술가 친구가 아닌 가족의 시선으로 접근한 책이다. 기자이자 작가인 저자는 이상이 '나의 유일한 이해자'라고 지칭한 여동생 옥희 씨의 흔적을 찾아가는 것으로 스토리를 풀어 간다.

작가는 2015년 우연한 계기로 이상의 여동생 옥희 씨의 둘째 아들이자 이상의 조카인 문유성 씨 부부를 만나면서 이상의 인간적인 체취를 좇는다. 특히 이상이 여동생 옥희에게 편지글 형식으로 쓴 산문 '동생 옥희 보아라-세상 오빠들도 보시오'와 옥희 씨가 1962년, 1964년 각각 '현대문학'과 '신동아'에 쓴 회고기 '오빠 이상'에서 실마리를 찾고 있다.

옥희 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할머니(이상의 어머니)의 아들 사랑, 어머니의 애틋한 오빠생각을 풀어내는 것이다. 저자가 발굴해낸 손창섭 소설가의 흔적을 이상의 가족과 연결 짓기도 한다. 천재라는 베일을 걷어낸 인간 이상의 모습이 단락과 행간에 그대로 녹아있다.

한편으로 이상에겐 여성 편력이 심한 탕아, 제멋대로 산 광기 예술가, 천하 난봉꾼 등 비운의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옥희 씨는 오빠를 삐딱하게 평가하는 세상의 시선을 향해 오빠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변명한다. '오빠는 돈을 벌어서 어머니를 편안히 모시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던 사람이었다.' 348쪽,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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