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못잖은 말솜씨, 스타성 뽐낸 정현

입력 2018-02-02 17:21:31

호주오픈 뒷예기·일상 전해

테니스 호주오픈 4강 기적의 주인공 정현이 2일 라코스테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테니스 호주오픈 4강 기적의 주인공 정현이 2일 라코스테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4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정현은 2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호주오픈 뒷얘기와 일상 등을 전했다. 호주오픈에서 기량만큼이나 유려한 인터뷰 등으로 '스타성'을 뽐낸 정현은 "제 스윙이 마음에 들지 않고 오그라들기도 해서 제 경기 영상은 잘 못 보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다른 선수들 영상은 찾아보지만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제 영상은 못 보겠더라. 휴대전화에도 제 사진을 깔아두거나 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당차게 경기하는 모습과 위트 있는 말솜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통 덕택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그에 대한 지지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호주오픈의 숨겨둔 목표였던 '인스타그램 팔로워 10만 명'도 순식간에 이뤘다.

정현은 "아직 한국에서 길거리를 돌아다니지는 못해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대회를 마치고 공항에 상상 이상으로 많은 분이 오셔서 '내가 정말 잘하고 왔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재치있는 인터뷰 비결에 대해선 "유사한 질문을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어릴 때부터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땐 말을 잘하는 편이었고, 대표팀에서 생활할 때도 분위기를 이끌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호주오픈 기간 또 다른 화제를 낳은 건 그의 '카메라 렌즈 사인'이었다. 특히 16강전에서 조코비치를 제압한 뒤 '캡틴 보고 있나'라고 적은 게 은사인 김일순 전 감독을 위한 것이었음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2006년 국내에서 열린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의 경기에서 '볼 키즈'(Ball Kids)로 참여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꿈을 키운 그는 이제 이런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정현 키즈'의 본보기가 돼야 하는 입장이 됐다. 정현은 "당시엔 그런 선수들과 코트에서 경기할 날이 있을지 생각지도 못했는데, 지금 시합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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