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에서 바꿨다, 재능은 金으로 확인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장거리 간판 이승훈(30)이 걸어온 선수 인생은 수많은 굴곡으로 장식돼 있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빙상계에 입문한 뒤 신목중학교 재학 시절 쇼트트랙으로 전향했고, 2009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신 뒤 다시 스피드스케이팅화로 갈아신었다.
수차례 종목 전향 속에서 실패의 쓴맛을 삼켰고, 좌절의 눈물도 많이 흘렸다. 그러나 이승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시아 선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던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에서 끈기와 인내심, 엄청난 훈련량으로 유럽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10,000m에서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2014-2015시즌 다수의 선수가 경주를 펼치는 '매스스타트' 종목이 도입되자 해당 종목 훈련에 집중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은 작전 수행 능력과 지구력을 앞세워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선 오른쪽 정강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도 한국 최초로 4관왕에 오르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매스스타트는 자신의 레인이 고정된 다른 종목과 달리 최대 24명이 레인 구분 없이 출발해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레이스다. 기록경기가 아닌 만큼 치열한 두뇌싸움으로 선두를 지키는 게 중요한 종목으로 쇼트트랙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이승훈은 평창올림픽 남자 1,500m와 5,000m, 10,000m, 매스 스타트, 팀 추월 등 총 5개 종목에 출전한다.
매스스타트 남자 종목에 이승훈이 있다면 여자부엔 김보름이 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의 '일인자' 김보름(25)은 쇼트트랙 선수로 빙상에 입문해 2010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면서 처음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알렸고, 여기에 쇼트트랙 기술이 가미된 매스스타트 종목에 뛰어들면서 자신의 숨은 '재능'을 만개했다.
김보름은 한국 선수단이 평창올림픽에서 목표로 내건 8개의 금메달 가운데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할 주인공으로 손꼽힌다. 금메달을 상징하는 '노랑 염색 머리'가 이제 트레이드 마크가 된 김보름은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랭킹 1위를 차지한 강자다. 5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3차례나 우승을 따내고, 두 차례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전 세계에서 매스스타트를 가장 잘하는 여자 선수로 우뚝 섰다.
김보름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는 결단을 내린 것은 다름 아닌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의 질주 모습에 반해서다. 지금 김보름에게 이승훈은 대선배이자 멘토다.
김보름은 매스스타트가 ISU 월드컵 시리즈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2014-2015시즌부터 매스스타트 종목에 출전했고, 매스스타트 데뷔 시즌에 월드컵 랭킹 8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6-2017 시즌엔 금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며 당당히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막판 스퍼트가 무기였지만 경쟁자들이 초반부터 스피드를 내서 격차를 벌리는 작전으로 김보름을 견제하자 그는 금메달을 위해 레이스 전략에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김보름은 "평창올림픽에서 반드시 금(金)보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