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발상부터 참신한 포항시 '자투리시간 거래소'

입력 2018-02-02 00:05:01

옛말에 가난은 임금도 구제 못 한다고 했다. 경제 살리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경제 활성화의 핵심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인데 정부'지자체들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이를 위해 갖은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포항시가 전국 최초의 지역 일자리 매칭시스템인 '자투리시간 거래소'를 운영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시선을 끈다.

취업 시장에서는 구직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지만, 막상 생산 및 서비스 시장 현장에서는 구인난도 엄존한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과 일할 사람을 찾는 업체 사이 간의 정보 미스매칭 때문인데, 포항시 자투리시간 거래소(이하 거래소)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포항시가 지난 1월 들어 국내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다.

거래소는 직업상담사 2명이 상주하면서 주부, 청년, 노인 등 시간 활용이 가능한 구직자를 공공기관, 기업, 농촌, 식당 등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포항시에 따르면 거래소 개통 한 달 만에 시스템 접속자와 구직'구인 신청 건수가 각각 7천 명, 600여 건에 이르며 취업 연계 성사 건수는 20여 건이다. 하루 평균 전화상담 건수가 50건 이상이고 거래소 방문자도 매일 10명 이상이라고 하는데, 거래소가 구직'구인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포항지역 4만여 업체에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성과가 더 기대된다.

이 거래소는 지난해 6월 포항시 일자리추진단 회의에서 시 직원이 낸 아이디어가 채택되면서 시작된 사업이다. 취업난과 구인난 해소를 위해 포항시 공무원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고 업무에 적극성을 띠면서 나타난 결과물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정부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공무원을 증원하는 방법 등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려 하지만, 이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때로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공직자의 적극적 업무 자세가 결합해 실업문제 같은 난제 해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투리시간 거래소 같은 사업은 전국 지자체로 확산시켜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