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면 24절기의 첫 번째인 입춘이다. 이 시기에 자주 쓰는 입춘대길과 짝을 이루는 건양다경(建陽多慶)은 '밝은 기운을 받아들이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한다'는 말이다. 비로소 봄이 시작된다는 밝은 기운의 입춘이지만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는 말처럼 그 무렵의 추위가 매섭다. 김장 때 넣어두었던 김칫독이 얼어서 깨질 만큼 강한 꽃샘추위도 여전히 남아 있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따뜻한 기운이 감돌기도 한다.
늦겨울과 초봄이 함께 공존하는 이 기간에는 기온의 급격한 변화로 땅이 얼고 녹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지표면 사이에 남아 있는 수분이 얼어붙으면서 토양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지반이 약해지면서 축대나 옹벽 그리고 노후화된 건물과 공사장에서 해빙기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커진다. 최근 8년(2009~2016년)간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통계를 보면 해빙기 안전사고는 절개지(40%), 축대옹벽(31%), 건설공사장(25%) 순으로 발생하였으며 사고 건수는 총 32건에 사망 8건, 부상 12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공사장에서 사상자가 18명(사망 7명, 부상 11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는데 해빙기 지반 침하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건설공사장의 경우 사고 발생 건수는 최근 8년간 8건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나 사고가 한 번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인명 피해가 큰 대형 사고로 직결되는 위험성을 항상 안고 있다.
최근 다행히 해빙기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으로 안전사고 발생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2014년 절개지에서 안타까운 사고로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절개지 사고는 행정안전부 통계자료상으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발생해왔으나 다행히도 많은 사고 건수에 비해 사상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는 순간의 방심에서 오기 때문에 결코 주의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혹시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생겼을 경우에는 지체 없이 119로 신고하고 추가 붕괴에 대비해 신속하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구조물이나 잔해에 깔린 사람이 있으면 심각한 외상과 척추·경추에 손상이 있을 수 있으니 무리한 이동은 지양해야 한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이나 주변 공사현장에 지반 침하와 같은 이상 징후가 있는지 관심 있게 살펴보고 축대나 옹벽 등 균열이나 붕괴 위험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또 토사면 위에는 하중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는 자재 등을 쌓아두지 말고 토사면 계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절개지나 언덕 위에서 바위나 토사가 흘러내릴 위험은 없는지 살펴보는 등 안전사고 방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해빙기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소방청 및 대구소방안전본부에서는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공사현장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 낙석위험지역 안내문 부착, 축대 옹벽이 설치된 위험지역에 대해 예방순찰을 하는 등 노력을 펼치고 있다. 안전점검 후에 나오는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즉각 조치하는 등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필요하다. 예산 등을 이유로 당장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위험지역에 대한 통행제한이나 응급보수와 같은 긴급 안전조치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추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시민들께서도 주변을 살펴보고 위험한 사항을 발견했을 때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 '안전신문고'를 활용하는 등 사소하지만 중요한 노력들을 기울여주셔야 대형 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모두가 안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일 때 무술년 건양다경한 봄을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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